- ▲ '사모트라케의 니케'
유명한 스포츠용품 제작회사인 '나이키'는 고대 그리스의 승리의 여신 '니케(Nike)'의 영어식 발음이다. 커다란 날개를 가진 니케 여신은 대개 전쟁의 여신 아테나와 함께 있지만 단독으로 나타날 때도 많다. 고대 그리스에서 전해오는 여러 점의 니케 상 중 단연 압권은 '사모트라케의 니케'다.
1863년 프랑스의 고고학 팀이 에게해(海)의 북동쪽에 위치한 사모트라케섬의 유적지에서 발견한 니케는 약 2.4m의 거상이다. 이 상은 기원전 190년경, 안티오코스 3세와의 해전(海戰)에서 로데스가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니케가 승리를 알리기 위해 하늘에서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내려와 뱃머리에 발을 딛는 순간 갑자기 강하게 불어온 바닷바람이 니케의 옷자락을 다리에 감기게 하여 아름다운 몸체를 드러낸다. 니케는 강하고 당당하며 육감적이다. 깃털과 옷자락, 그리고 신체의 질감 대비뿐 아니라 깊고 강하게 굽이치는 옷주름 표현은 강렬한 명암대비를 이루면서 그 자체가 하나의 극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이런 역동성은 그리스의 후기 헬레니즘 양식을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조각을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만든 것은 전시효과였다. 발견된 직후 이 조각은 곧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되었다. 프랑스혁명 이후 왕실소장품을 국유화하고 일반에게 처음 무료로 전시하기 시작한 루브르박물관에서는 1884년에 이 조각을 중앙 홀에서 올라가는 입구인 '다루(Daru) 계단'에 전시하였다. 높은 돔 아래 계단의 중간에 놓여있는 이 조각을 올려다보면 니케가 막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 장엄한 광경에 압도될 뿐 아니라 하늘과 바다, 그리고 해풍을 느낄 수 있다. 없어져 버린 머리와 팔은 오히려 이러한 장관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한때 니케의 오른손에 승리를 알리는 트럼펫이나 월계관이 있었으리라는 추측이 나왔으나 최근 니케의 손가락 부분이 발굴되어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음이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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