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詩 사랑詩

101가지 사랑시 사 랑 - 김성만 45 사 랑 - 박승우 46

yellowday 2012. 11. 23. 17:10

사 랑 - 김성만 45


화려하지 않으며
오만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
너와 내가 갖는
인간의 뜻깊은 정이었음이니
나는 늘 손뼉을 치며
너의 두 눈 속에서 헤엄치며 노는 기쁨을 찾고 싶었어라.

눈을 크게 뜨지 않아도
환하게 보이는 것이
네 마음 내 마음이 함께 열려 있음이라.

나는 늘 부족한 언어로 혼자 웃으며
속속들이 내어줌에 즐거워 하고 싶나니

그대 정녕 또 원하는 게 무엇이뇨?

이 세상 추운 날 하나 없이
항상 따뜻하게 살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눈물겹게 감사하며
너와 나 따뜻한 길손이 되자.

그리하여 만일 우리도
꽃과 같은 어둠을 먹고 사는
별이 될 수 있다면

그 때 되도록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서로 마주보며 동화를 쓰자.


 

사 랑 - 박승우 46


당신이 연두빛 몸매로 왔을 때 나는 몰랐습니다
그저 작은 들풀이려니 생각했습니다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 채 어느날 홀연히 사라질
일년생 들풀 중의 하나려니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의 정원에 뿌리를 내린 당신은
그리움을 먹고 자라는 목마른 나무였습니다
날마다 그리움의 파란 엽서를 가지끝에 매달고
손흔드는 갈망이었습니다
보고싶은 마음에 담장을 넘어
하늘로 목을 뻗는 키 큰 나무였습니다
서러움과 슬픔의 열매들이 열리고
고독의 뿌리가 깊어지지만
그래도 기다림의 나이테를 만들며
희망으로 물관부를 채우는 꼿꼿한 나무였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커버려 옮겨 심을 수도 없는
내 정원의 키 큰 나무는 사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