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 야후行詩

行詩-찢어진 문풍지, 돌담 담쟁이, 창살문 ,가을이 오면 ,추석을 보낸 달, 산.강 초가을 기차 , 초가을 기차 그림자 - 옐로우데이 작

yellowday 2012. 11. 22. 06:08


찢어진 문풍지
yellowday@Y

찢어진 누더기를 기워 입으며

어머니들은 그렇게 절약하며 사셨지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문틈으로 오는 바람 온 몸으로 막으시고

풍년 들어 곡식이 창고에 그득하면

지전으로 바꾸어 자식 학비 마련했었지

 

돌담 담쟁이

yellowday@Y

돌아서 오를 줄 알지요. 한갓 식물도

담이라고 다 타고 오르는 건 아니랍니다.

담아 온 사진에도 느끼시듯

쟁좌위가 보입니다. 좋은 자리 차지하려는

이미 뻗은 손길은 밀어 낼 수가 없지만, 최선 다음엔 차선도 있으니까요


돌처럼 단단한 아줌마 주먹 맛 함 보여줄까요

담장 밑에 쭈그리고 앉아 상감마나 지나가기만 기다리는

담장을 뛰어 넘어 바라만 보는 능소화가 아니라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올라온 팔씨름 여왕처럼

이제부턴 정정당당하게 도전장을 내어 봅시다. 하하

 

창살문

yellowday@Y

창살문에는 우리 옛 선조들의 얼이 깃들어 있지요

살을 에는 바람은 문풍지로 막으셨지요

문에 얽힌 얘기로는 첫날밤 *상죽*하던 추억이

 

가을이 오면

가을 뜨락에서
그대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겠네

고추가 빨갛게 널려 있는 초가집 모퉁이에서
가만히 그대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겠네.

온통 눈 부신 햇살이 지붕 위 박 넝쿨을 영글게 하는
그 작은 지붕 처마 밑에서
오늘도 그대 발자국 소릴 기다리겠네

조그맣게 피어 오른 탱자나무꽃마냥
먼 산 바라보며 그대 발자국 소릴 기다리겠네

 

-= IMAG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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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보낸 달

 


추녀 끝에 달린 손톱달이나
석등 위에 앉아 있는 보름달이나
을씨년스럽기는 도토리 키재기다
보름이 그믐 되고 그믐이 보름 되는 이치를
낸들 어찌 알겠는가? 차면 기우는 것을
달님에게나 물어 볼 밖에!

 

行詩_산.강 초가을 기차

산천에 물이 들어 강물에 비추이니
강물인지 산물인지 분간이 아니 가네
초조한 마음 싣고 달리고 또 달려
가을 마중 가는 너는 생각 없는 철부지다.
을(얼)마나 더 나이 먹어야 그런 이치 알게 될꼬
기다리는 세월 앞에 더디 가면 어떻다고
차례라도 있다더냐 천천히 좀 가자꾸나.


行詩-초가을 기차 그림자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가지 말라 나를 잡네
을왕리 바닷가에서
기약 없이 헤어진 님
차츰 기억에서 멀어져 가는데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던 이름 하나
림(님)을 다시 만났으니
자나깨나 붙어 다녀야지, 놓치지 않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