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1.20 22:42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이 자랑하는 대표적 소장품은 흔히 '엘긴 대리석(Elgin Marbles)'이라고 알려진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들이다. 1800년대 초, 당시 그리스를 지배하던 오스만 튀르크 제국에 외교관으로 파견된 '엘긴 백작' 토머스 브루스(1766~1841)가 신전에서 떼어내어 영국으로 이송한 것이다.
아치볼드 아처(Archibald Archer·1791~1848)가 그린 이 그림은 영국 정부가 1816년에 엘긴 백작의 소장품을 구입하여 1832년에 영국박물관에 전용 전시실을 만들기 전까지 임시로 보관하던 방을 보여준다. 은은하게 빛나는 조각들 사이에 일반 방문객과 박물관 이사진 및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각자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 구석에서 그림을 그리는 이가 바로 아처다. 그러나 이 작품 이외에 그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아치볼드 아처(Archibald Archer·1791~1848)가 그린 이 그림은 영국 정부가 1816년에 엘긴 백작의 소장품을 구입하여 1832년에 영국박물관에 전용 전시실을 만들기 전까지 임시로 보관하던 방을 보여준다. 은은하게 빛나는 조각들 사이에 일반 방문객과 박물관 이사진 및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각자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 구석에서 그림을 그리는 이가 바로 아처다. 그러나 이 작품 이외에 그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 아치볼드 아처 '엘긴 대리석 전시실' - 1819년, 캔버스에 유채, 94×132.7㎝, 런던 영국박물관.
엘긴 대리석 또한 마찬가지였다. 박물관은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들을 새 갤러리로 옮기면서 두벤의 뜻에 따라 그들을 뽀얗게 세척했다. 그러자 많은 이가 아처의 그림 속에서 '꿀처럼' 빛나던 대리석의 고색(古色)이 사라졌다고 아쉬워했다. 사람이라면 '백옥'이든 '꿀피부'든 모두 좋겠지만 수천 년 된 조각에서 세월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낸 건 제자리에서 떼어낸 조각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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