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연화 접사
흰빛이 새어나니 이차돈의 핏빛이여
연화처럼 살다 가신 부처님의 전령이여
화관 머리에 쓰고 전후좌우 고루 비춰
접어 올린 꽃송이를 두 손에 받쳐 들고
사뿐히 내딛는 발 영혼 불러 춤을 추네.
수련과 햇살
수줍은 새아씨 행주치마
련단의 시집살이 견뎌온 어제
과꽃마냥 대문 밖에 우두커니 나와서서
햇살에 농익은 복숭아빛 두 볼
살얼음 속에 감추어 둔 추억을 데워 본다
수련과 잠자리
수초가 사라질거라고
련연할 필요는 없어
과도기는 다 있는 법
잠실이 상전 택지가 될 때도 난리가 났던 게야
자고나면 놀이터가 없어졌잖어
리자님이 꾹 지켜 줄것이니 걱정 말어라
연못 보라 봉오리 연화
연모하는 마음 감출 수가 없어
못 속에 있질 못하고
보란듯이 솟아 올랐네
라쿰파르시타를 추는 연인처럼
봉긋한 앞가슴을 내밀고는
오로지 서로만 응시한다
리얼한 눈빛 속에 교차 되는 사랑이여
연보라 꿈을 꾸는 아름다운 정열이어라
화용월태 고운 모습에 몸 둘 곳을 잊었노라
우리들의 여름
우리들의 산장지기
리자님!
들꽃이 장미보다 더 향기로운 시꽃마을
의좋은 형제들마냥 글도 짓고 얘기도 나누며
여름의 한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는 우리는
름늠한 장부도 되었다가 다소곳한 여인도 되었다가
연화와 연못 속 그림자
연필로도 그릴 수 없고
화선지에도 그릴 수 없는,
와락 달려가 네 얼굴을 마주 보고
연습장에라도 옮겨 오고 싶어
못 그린 네 마음까지도
속속들이
그리고 싶어
림(임)이 보고 웃으실까
자랑도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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