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묘비명

yellowday 2011. 4. 1. 11:17

        
묘비명

사랑하는 이여

나의 묘비에는 이렇게 적어 주오


여기 들꽃처럼 피어

긴 세월의 한 점을 지나간,

사랑으로 살다가 흙으로 사라진

고단한 영혼이 잠들어 있네

사랑은 기쁨의 순간보다

고통의 나날이 더 많은 것을

하지만 짧은 환희가

머나먼 날들의 힘겨움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고


자신의 가슴에 있는 작은 것의 소중함을

너무 늦게 깨달아

영원히 꿈틀대며 기어다닐 것 같았던

배추흰나비 애벌레처럼

미래의 준비된 계획을 알지 못해 허둥대다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에 놀라

파도처럼 뒷 물결에 떠밀리어

바위에 가서 깨져버린 상처 많은 시인이었다고


사랑하는 이여

내 삶의 많은 부분이 그대 위에 있고

내 생각의 큰 부분이 그대 향해 있네

순간순간 내 마음의 진실을 말하지만

그것이 진리가 되지는 못하였기에

나는 꽃이 진 들풀이 되어

거친 새들로부터 씨앗들을 지키고 있네

그대를 구름의 높이로 올리네


시;서정윤님(`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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