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9.25 22:26
한 농부가 곡식을 가득 얹은 손수레를 밀고 있다. 추수를 기다리는 들판만큼이나 따스한 느낌의 황금빛 햇살이 온 화면에 스며들었다. 돌담이며 농기구, 담장 위로 수북하게 피어난 꽃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소박하기 그지없지만, 결코 초라하거나 궁핍한 기색이 없는 평온한 농촌 풍경이다. 이는 흔히 '농부 화가'로 잘 알려진 장프랑수아 밀레(Jean-Francois Millet·1814~1875)의 작품이다.
눈길을 잡아끄는 새파란 바지를 입고 외바퀴 수레를 능숙하게 다루는 농부의 뒷모습은 여유로우면서도 굳건하다. 밀레의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농부가 그렇듯이,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밀레는 한 사람의 개성적인 초상화가 아니라 노동, 그중에서도 땅을 일구는 농사일을 묘사하는 데 집중했던 것이다. 그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오직 온몸을 움직여 힘들게 일한 만큼만 가져가는 정직하고 성실한 노동의 고귀한 가치를 이처럼 이상적인 농부의 상(像)을 통해 표현했다.
눈길을 잡아끄는 새파란 바지를 입고 외바퀴 수레를 능숙하게 다루는 농부의 뒷모습은 여유로우면서도 굳건하다. 밀레의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농부가 그렇듯이,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밀레는 한 사람의 개성적인 초상화가 아니라 노동, 그중에서도 땅을 일구는 농사일을 묘사하는 데 집중했던 것이다. 그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오직 온몸을 움직여 힘들게 일한 만큼만 가져가는 정직하고 성실한 노동의 고귀한 가치를 이처럼 이상적인 농부의 상(像)을 통해 표현했다.
- 밀레 '손수레를 미는 농부' - 1848~1852년, 캔버스에 유채, 45×38㎝,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미술관.
밀레의 그림은 산업화와 도시화에 온 국민이 전력을 다하던 1960~70년대에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국민 대부분이 농부의 자식이던 시기였다. 쌀은 논이 아니라 마트에서 난다고 믿는 요즘 아이들 눈에는 밀레의 그림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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