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탄잘리 Gitanjali (47-51)
47. 헛되이 님 기다리며
헛되이 님 기다리며
밤을 거의 지새웠습니다.
아침되어 지쳐 잠들었을 때
님께서 혹시나
내문전에 오실지도 몰라 걱정스러울뿐
오, 내친구여 님의 길을 막지 말아요
님의 발자국 소리 들리어도
내 행여 눈 뜨지 못하면
부디 깨우지 마옵소서
새들의 요란한 합창이나
아침 햇살의 제전
몰아치는 바람 소리로는
눈 뜨고 싶지 않기에
설사 님께서 돌연 내 집 문전에 오신다 해도
나를 그대로 잠자게 하소서
아아 나의 잠이여 소중한 잠이여
이 잠도 님의 손길 닿으면 바로 스러질 것을
아아, 내 감은 눈은
님의 미소의 빛 없으면 열릴 길 없고
잠의 어둠속에 보이는 꿈처럼
님께서 내 앞에 선명하게 서 계실 때
모든 빛 모든 형상보다도 먼저
님이여 내 앞에 나타나 주소서
내영혼 눈뜰 때 님의 모습 뵈옵고
최초의 기쁨에 감동케하시고
내 자신에게로 되돌아감이
바로 님께 되돌아감이 되게 하소서
48. 고요의 아침바다는 부서져
고요의 아침바다는 부서져
새들의 지저귐의 잔물결이 되고
길가의 꽃들은 모두즐겁습니다.
또 구름사이
황금의 보배가 쏟아져 내렸어도
우리는 스스로 갈길 분주하여
아무것도 눈여겨 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즐거운 노래도 부르지 않았고
한가로이 놀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마을로 나가
물건을 사고 팔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고
단 한번 웃지도 않았습니다.
한가로이 한눈 팔 여유도 없이
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더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태양은 중천에 솟아오르고
비둘기는 그늘에서 울었습니다.
목동은 보리수 그늘에서 졸다 꿈꾸었습니다.
나는 물가에 앉아 풀밭위에
내 피곤한 다리를 쉬게 했습니다.
내 친구들은 나를 비웃었습니다.
그들은 고개를 치켜들고 서둘러 갔습니다.
결코 뒤돌아보지 않고 쉬지도 않으며
멀리 푸른 안개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그들은 여러 초원과 언덕을 넘어
머나먼 나라들을 지나쳐 갔습니다.
49. 님께선 왕좌에서 내려오시어
님께선 왕좌에서 내려오시어 |
50. 나는 집집마다 구걸하며 가난한 마을 길
나는 집집마다 구걸하며 가난한 마음 길을 걸었습니다.
때마침 님의 황금마차가
활홀한 꿈처럼 멀리 그 눈부신 모습을 보였습니다.
왕 중의 왕은 누구실까 다시 생각했습니다.
내 희망은 높이 솟구치고
이제 내 저주롭던 세월은 끝난 듯 생각되어
구걸치 않아도 베풀어 주실것을 믿었고
흙먼지 속엔 온통 뿌려질 보배를 기대하며 나는 서 있었습니다.
마차는 내 곁에 와 멈추고
님은 나를 바라보고 웃으며 내려오십니다.
내생애의 행복이 마침내 찾아온 듯하였습니다.
그때 님은 갑자기 오른손 내미시며
"내게 뭇엇을 주려하는가?" 말씀하셨습니다.
거지에게 손 내밀어 구걸하실 줄이야
너무나 심한 장난이 아니셨는지
나는 당황하고 어찌할 바 몰랐으나
때묻은 바랑 속에서 작은 밀 한 톨 거내어 님께 바쳤습니다.
그러나 날 저물어
바랑속의 것 모두 바닥에 쏟아
거기 초라한 시주 물건들 속에서
아주 작은 금구슬 한알을 발견했을 때
나의 놀라움은 얼마나 컸는지
나는 끝내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내 가진 것 남김없이
님에 모두 드리지 못했음이
내게는 몹시 안타까왔습니다.
이 끝없는 행로의 영웅적 용사들이여
모든 영광은 그대들의 것이다.
조롱과 책망은 날 일으켜 세우려 했어도
내게선 아무런 반응도 뵈지 않았습니다.
나는 한 희미한 희열의 그늘 속에서
마음 편한 굴욕의 밑바닥에 온통 내 자신을 빠져가게 했습니다.
태양을 수놓은 초록빛 어둠의 안식이
내가슴위로 서서히 퍼져옵니다
나는 내 여정의 목적도 잊어버리고
내 마음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늘과 노래의 미궁속에 빠졌습니다.
끝내 내 단잠에서 깨어 눈 떴을 때
미소로 내 단잠을 넘치게 하신
바로 그 님이 내 곁에 서 계심을 보았습니다.
그길 멀고도 험하고 지리하여
님께 이르는 고초의 힘겨움이
얼마나 몹시 두려웠는지 나는 정녕 몰랐습니다.
51. 밤이 되어 날은 어두워지고
밤이 되어 날은 어두워지고 하루의 일은 끝났습니다
마지막 밤손님도 이미 도착하여
마을 집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다만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우리의 왕이 오실것이다"
"그럴리 없다"며 모두 웃었습니다.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듯도 했으나
우린 다만 바람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등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다만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저것은 전령의 소리"라고
"그럴리 없지 그건 바람 소리일 뿐"
우리는 웃어 넘겨 버렸습니다.
한밤중에 무슨소리가 들렸습니다
잠결에 그것은 먼 곳의 천둥 소리거니 여겼습니다
땅이 떨리고 벽이 흔들려
우린 잠잘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그건 차바퀴 소리"라고
"아니 그건 천둥소리" 우린 볼멘소리로 중얼 거렸습니다.
북소리가 울렸을 때 밤은 아직 어두웠고
"일어나라 지체치말고." 누군가 소리쳤습니다.
우린 다만 두려움에 두손으로 가슴 싸안고 떨었습니다.
"오 보라. 저것은 왕의 깃발이다." 누군가 또 소리 쳤습니다.
"이제 더 머뭇거릴 수는 없다"고
우리는 뛰어 일어나며 소리쳤습니다.
왕은 오셨다는데 등불은 어디에 있고
꽃다발은 어디에 있는가. 왕좌는 또 어디에 있는가
오 진정 부끄러워라
어디에 뫼실 대청이 있으며
장식품들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누군가 말했습니다. "울어도 소용없는것
다만 빈손으로 맞이하여 텅빈 방에 모실 수밖에"
문을 열고 큰 소리나 팔을 보라
한밤중에 우울하고 어두운 우리 집에 왕이 오셨다.
천둥은 하늘을 뒤흔들고
어둠은 번갯불에 떨고 있다.
너의 다 해진 자리라도 앞마당에 펴라
폭풍과 더불어 우리의 두려운 밤의 제왕이 오셨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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