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오언절구
1 次息影亭韻 식영정 운에 차하다
幽人如避世 幽人이 세상을 피하여
山頂起孤亭 山頂에 외론 정자를 세웠고야.
進退朝看易 아침엔 易을 보아 진퇴를 정하고
陰晴夜見星 저녁엔 별을 보아 陰晴을 아네.
苔紋上古壁 이끼 무늬는 해 묵은 벽을 오르고
松子落空庭 솔방울은 빈 뜰에 떨어지네.
隣有携琴客 이웃에 거문고 가진 객이 있어
時時叩竹? 때때로 대사립을 두둘기나니.
2. 風樹亭 풍수정
水國連朝雨 水國엔 아침마다 비오고
山村盡日風 山村엔 온종일 바람부네.
落花香片片 떨어진 꽃은 조각조각 향기로운데
飛絮雪?? 비들가지는 눈처럼 푸슬푸슬.
節序春將盡 節序는 봄도 다하려는데
功名夢亦空 공명은 꿈에서도 없나니
何人是我友 어떤 이가 바로 내 벗인고 하면
漁戶兩三翁 고기 낚는 두 셋 늙은이라네.
1. 節序: 절기의 차례. 2. 飛絮: 바람에 날리는 버들가지. 3. ??: 흐릿한 모양.
3. 次老杜韻 늙은 두보의 운에 차하다
霽月光初滿 비 개어 달빛은 가득도 하련만
頑雲撥不開 잔뜩 낀 구름은 헤쳐도 거치지 않네.
今宵好風景 오늘밤 풍경 좋으니
何處有亭臺 어느 곳에 누대 있는고.
盛會難頻得 성한 모임이 자주 있는게 아니니
佳辰不再來 좋은 날도 다시 오진 않으리.
如何老杜句 어찌하여 老杜의 구절은
一詠一回哀 한 번 읊으면 한 번 슬플까...
1. 撥: 덜 발.
4. 江村醉後戱作 강촌에서 취한 후에 짓다
此日先生醉 오늘 내가 취하여
狂奔暮水濱 미친 듯 저물녁 물가로 달리느니
應同浮海志 응당 바다에 떠갈 뜻이지
不比赴湘人 굴원에 비하자는 건 아니네.
?妾攀衣泣 아내는 옷 당기며 울고
?師倚棹嗔 뱃사공은 노 기대어 화를 내나니
悠然發長嘯 유연히 긴 휘파람 불어서
萬里振蒼旻 만리 창공에 떨치우네.
1. 先生은 자신에 대한 자칭. 2. 浮海: 논언의 ‘道不行 乘?浮于海’을 들어 비유한 것임.
3. 赴湘人: 楚나라 굴원이 소상강 명라에 빠져 죽었음으로 이름. 4. ?師: 뱃사공
5. 春日與二三子會酌 봄날 두 세 제자와 모여 마시다
五十年前事 오십년 전에 일들일랑
蒼茫醉後天 취후에 아득한 하늘일레.
春花洛城滿 洛陽城엔 봄 꽃이 가득하고
雪水石崖懸 눈 녹은 물은 돌 비탈에 걸리었네.
莫恨靑樽臥 술잔이 누었다 한하지 마시길
方?白日眠 바야흐로 낮잠이 무르익었나니.
慇懃二三子 은근한 두 세 제자들
何處可終焉 어느 곳에서 몸을 마치일꼬.
6. 挽李僉正克綱 이첨정(극강)의 만사
義以同源重 의는 근원이 같아 중하여지고
情緣數見親 정은 자주 보아 친하였나니
南湖一分手 南湖에서 손 잡아 헤어진 후
良?杳無因 아득하여 좋이 뵐 인연 없었네.
幽問胡爲遽 저승길 어찌 그리 갑자스런고
浮生摠不眞 덧없는 생 모두 참이 아닐지니
百年雙谷宅 백년이라 쌍곡의 유택에
回首益沾巾 머리 돌리면 옷깃에 눈물 더할 뿐.
7. 用鄭文晦韻贈李延祚 정문회의 운을 사용하여 이연조에게 주다
今日爾曹困 오늘날 너희들이 곤해 있으니
何年天綱開 어느 해에 천망이 열리이요.
楚萍須遇聖 楚萍도 모름지기 공자를 만났고
豊劒會逢雷 豊劒도 마침 雷煥을 만났느니
滓賤聊安命 미천해도 오로지 命에 편안하여
行藏且付杯 행장일랑 우선 술잔에 맡기고서
松山與竹塢 솔 산과 대 언덕 더불어
暮齒共徘徊 늙으막에 함께 노니려나.
1. 天網: 하늘이 악인을 잡는 그물.
2. 楚萍: 楚昭王이 강을 건너다 말만한 萍實을 얻었는데 공자에게 물으니 ‘覇者가 얻는 것’이라 하였다.
3. 豊劒: 豊城縣의 보검으로 龍泉劒, 太阿劒이 묻혔있었는데 뇌환이 紫氣가 있었음 보고 발굴했다.
8. 次壽翁韻 수옹의 운에 차하다
世事那堪說 세상 일을 어찌 말하리
他鄕亦可留 타향에서도 또한 살 수 있나니
捲簾看月色 발 걷어 달빛을 보고
倚枕聽溪流 베갯밑에 기대어 시냇물 소리도 듣노라.
病眼??霧 병든 눈엔 흐릿흐릿 안개가 끼고
霜毛箇箇秋 센 머리엔 히끗히끗 가을이네.
歸心逐波浪 돌아갈 맘만 물을 쫓아
日向漢江頭 날마다 한강으로 가나니이다.
9. 追次洪太古韻奉別金學士信元 홍태고의 운에 추차하여 김학사(신원)와 봉별하다
北郭眞如夢 北郭의 세월 참으로 꿈과 같나니
東城又隔年 東城에서 또 한 해를 보내네.
浮生今已矣 덧없는 생도 이제 다했나니
老淚獨潛然 늙은이 홀로 눈물에 잠겼네라.
天上修仙? 천상에선 仙?을 고치려니
人間了俗緣 인간의 속연일랑 다했고나.
荷衣與蕙帶 荷衣에 蕙帶랑 하고서
來去駱山? 낙산 곡대기로 가리이꼬.
1. 荷衣: 연잎으로 만들었다는 옷. 또는 고결한 사람이나 은자의 옷.
10. 金沙寺 금사사
十日金沙寺 십일을 금사사에서 지내니
三秋故國心 나라 걱정에 삼년을 지낸 듯.
夜潮分爽氣 밤 밀물은 시원한 기운을 나누고
歸?有哀音 돌아가는 기러기는 슬피 우니네.
虜在頻看劒 오랑캐 남아 있어 자주 칼을 보나니
人亡欲斷琴 知音이 없어지어 거문고랑 끊고 싶어라.
(自註指高而順) (고이순을 가리킴.)
平生出師表 평생에 읽은 출사표를
臨亂更長吟 난리에 임하여 다시금 길게 읊나니.
1. 出師表: 촉한의 제갈량이 魏나라를 치려고 출병할 때 後主 劉禪에게 올린 글.
11. 次肅寧寓酒母家 숙녕에 가서 주모의 집에 우거하다
客裏還遙酒 나그네 생활 속에도 도리어 술을 만나니
床頭萬瓮雲 床머리 만 항아리에 구름 어리네.
飜思吏部飮 吏部에서 술 마시던 일 생각나니
欲作孔融樽 공융의 술잔을 만들고 싶구나.
久雨苔侵席 오랜 비에 이끼는 자리를 침노하고
微風柳映門 미풍에 버들 그림자 문에 어른거리는데
幽懷誰與說 그윽한 회포랑 누구와 이야기 하리요,
隣舍兩三君 이웃집에 두 셋 친구랑!
1. 孔融: 후한의 학자. 漢室을 구하고자 했으나 성공 못 하고, 누차 조조를 간하다가 미움을 사서 피살되었음.
공융이 일찍이 간신을 제거하고자 사람들을 모아서 잔치를 열어 의논하였는데 그때의 술잔을 비유하여 이름.
2. 吏部: 중앙 관청의 하나. 문관의 任免, 勳階 등에 관한 사무를 맡음.
12. 挽人 二首 벗의 만사 2수
絶塞頻傳札 먼 변방에선 자주 편지 하였고
江都共攀杯 江都에선 함께 술 들었지.
亂離空涕淚 난리 속에 헛되이 눈물 흘리고
岐路且徘徊 기로에서 또다시 배회하였네.
不謂?旬月 이야기도 못했느니 겨우 한달 새에
居然隔夜臺 이승과 저승으로 나뉠줄이야.
蒼茫廣石里 아슬한 廣石里여
何處寄餘哀 어느 곳에 이 남은 슬픔 부치올까.
1. 旬月: 만 1개월. 2. 夜臺: 墓穴. 居然은 편안한 모양.
13.
城闕今灰燼 성궐은 이제 재만 남았고
名園已草萊 이름난 동산도 풀 뿐이네.
當時翠松下 당시의 푸른 소나무 아랜
無復縞衣來 학이 다시 아니 오네.
屋掛三更月 집 위엔 三更의 달이 걸리고
臺餘一樹梅 臺엔 한 그루 매화만 남았나니
傷心石溪水 마음 상케 하는 돌 시냇물만이
依舊綠如苔 여전히 이끼처럼 부르고나.
1. 縞衣: 희고 고운 명주 옷. 여기서는 학의 비유.
14. 次西坰燕山途中韻 서경의 연산 도중의 운에 차하다
地盡幽燕界 幽燕의 경계에서 땅은 다하고
天廻斗極春 하늘엔 북극성의 봄이 돌아오네.
玉階頒鳳曆 玉階에선 봉력을 나누어 주고
瓊閣起鷄人 瓊閣에는 鷄人이 일어났네.
正覺?陰釋 정녕 깨닫길 뭇 그늘을 풀고
方看一氣新 바야흐로 한 기운 새로움을 보나니
君恩與帝力 임금의 은혜와 상제의 도움에
涕淚滿衣巾 눈물이 옷자락에 가득하여이다.
1. 玉階: 대궐 안의 섬돌. 2. 鳳曆: 달력. 봉황은 天時를 안다 하므로 이름.
3. 鷄人: 官名으로 새벽에 百官을 불러서 깨우는 직임.
<속집>
15. 次壽翁韻 柳順善號,丁亥至月閉關日,蟄菴居士拜,以下,亂前作 三首 수옹의 운에 차하다(유순선의 호. 정해 지월 閉關日에
칩암거사라 拜함. 이하는 亂前의 작임. 3수)
萬里秦城客 만리 밖 秦城의 나그네
三年楚郡留 삼년이나 초군에 머물렀네.
美人天共遠 미인(임금)은 하늘과 함께 멀고
?歲水同流 세월은 물과 함께 흘러 가나니
夢斷麒麟閣 기린각의 꿈은 깨어지고
吟悲??秋 귀뚜라미 가을을 슬피우네.
防身一長劒 몸을 지키는 긴 칼 한자루에다
世事入搔頭 세상일에 머리만 끍나니.
1. 秦城, 楚郡: 중국의 지명을 들어서 우리의 서울과 현지를 비유한 것임.
2. 麒麟閣: 漢宣帝가 功臣像을 그려서 기린각에 걸었는데 모두 12인 이였다. 곧 공신이 됨을 이름.
16.
行藏聊守拙 행장은 오로지 분수(拙)만 지키고
勳業謝封留 훈업은 留侯로 봉한 것 감사하나니
暫得仙家法 잠시나마 선가의 법을 얻어서
猶爲靜者流 오히려 靜者의 流가 되었네.
壺中玩日月 壺中에 해와 달을 감상하며
象外度春秋 物象 밖으로 봄 가을을 보내네.
不用牛山客 우산의 나그네랑 되지 말기를
閒愁白盡頭 공연한 시름으로 머리만 하얗게 세나니.
1. 守拙: 처세에 옹졸한 줄 알면서도 그 옹졸함을 고치지 않고 지금 처해 있는 分福에만 만족함.
2. 封留: 漢나라 장랑이 삼만호의 侯를 사양하고 留侯로 봉해 줄 것을 자원하였다.
3. 壺中: 도가의 용어. 신선 장신이 항상 병 하나를 허리에 달고 다니는데 천지로 화해서 그 가운데 해와 달이 있고
밤이면 그 안에서 잤다 하였음. 4. 牛山: 晏子春秋에 ‘제경공이 牛山에 노닐다가 낙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한다.
17.
未挽龐公去 떠나는 방덕공을 만류치 못했나니
誰令孔父留 그 누가 공소부인들 머물게 하리.
一花元?? 한송이 꽃이야 원래 그 꼭지와 어울리지만
萬水不同流 만 가닥 물은 그 흐름 같지 않네.
斬竹仍開舍 대나무 베어내어 집을 짓고
燒?且待秋 묵은 밭 일으켜 가을을 기다리느니
於良亦足矣 아- 이만해도 기쁘고 족하지 않은가,
白玉久簪頭 白玉簪(벼슬)이야 오래도록 꽂아보았나니.
1. 龐公: 龐德公은 東漢사람으로 일찍이 峴山의 남쪽에 살고 城市에 들어오지 않았으며, 劉表가 자주 청했으나 굴하지 않고
처자를 거느리고 鹿門山에 올라가서 採藥不返 하였음.
2. 孔父: 孔巢父. 이백과 더불어 竹溪六逸의 한 사람으로 벼슬을 사하고 돌아가 숨어 살았음.
3. 燒?: 산의 풀을 불살라 개간한 火田.
18. 又次壽翁韻 또 수옹의 운에 차하다
別鶴招難至 갔던 학은 불러도 이르지 않고
眞仙去不留 진선은 떠나서 머물지 않네.
戀君雙?髮 님 그리워 두 귀밑은 하얀데
歸海衆川流 바다로 돌아가니 뭇 내가 흐르네야.
蓮燭鸞坡夜 한림학사의 밤에 金蓮燭 밝히고서
銀船鳳沼秋 봉소의 가을에 銀船을 드리웠더니
病來?轉甚 (이젠) 병이 들어 게으름 더욱 심하여
一月不搔頭 한 달을 머리도 빗지 않았네야.
右自述 (우는 자술)
1. 鸞坡: 한림학사를 이름. 당나라 덕종이 翰林學士院을 金鸞坡로 옮겼기 때문.
2. 蓮燭: 金蓮燭. 당나라 영호도가 한림승지로 있을 때 궁중에서 夜對하다 촛불이 다되니 帝는 금련촉을 내려주었다고 한다.
3. 鳳沼: 鳳凰池를 이름. 中書省을 지칭한 것임. 혹은 대궐 안에 못.
4. 銀船: 술그릇을 이름. 백거이의 시에 ‘銀船酌慢巡...’이 있음.
19.
海國人長病 바닷가 사람은 오래도록 병을 앓고
峰菴樹獨留 산봉우리 암자엔 나무만 홀로 남았네.
全家七十口 온 집안 일흔 식구
一日東西流 하루 아침에 동서로 流離되다니.
無食敢求飽 먹지 못하니 어찌 배 부르며
無衣常畏秋 입지 못하니 늘 가을이 두려워.
隨身有舊犬 나를 따르는 옛날의 개가 있어
愁恨對垂頭 머리 드리우고 마주앉아 시름하나니.
右歎兄(우는 형을 한탄함)
20. 次息影亭韻 식영정 운에 차하다
秋山落葉滿 가을산에 낙엽은 가득한데
何處問君亭 그대의 정자를 어디서 물을꼬.
一水低殘月 물 위엔 쇠잔한 달이 나직하고
中天耿小星 중천엔 작은 별이 깜박이네.
?音滿幽室 벌레소리는 깊숙한 방에 가득한데
樹影散空庭 나무 그림자는 빈 뜰에 흩어졌네.
時復攬衣出 때로 다시 옷자락 걷고 나와서
手開巖畔? 손수 巖畔에 빗장을 여나니.
21. 次洪太古迪寄韻 號荷衣官舍人 홍태고(적)가 부쳐준 운에 차하다(호는 하의, 벼슬은 사인)
蓬山舊?侶 봉산의 옛 친구가
千里寄書音 천리 밖에서 글월을 보내왔네.
?漢仙?杳 하늘가 신선 자취는 아득도 한데
江湖酒病深 江湖에서 술병만 깊었네.
?行隨玉輦 원행으로 玉輦도 따랐고
鵝隊傍山陰 거위떼의 산음에도 접했더니
回首十年事 돌이켜보면 십 년 전의 일
茫茫傷客心 아득아득 나그네 마음만 상하네라.
1. ?漢: 하늘 2. 山陰鵝隊: 왕희지가 거위를 좋아하여 산음에 도사가 좋은 거위를 기르고 있음을 알고 찾아가 사려하니
도덕경을 써주면 전부 주겠다 함으로 半日에 다 써주고 채롱에 담아 가지고 왔다 한다.
3. ?行: 조정에 늘어선 관리의 행렬.
22. 寄智堂上人 二首 지당 상인에게 부치다 2수
愁多?映雪 시름 많아 귀밑에 눈(雪)이 비치고
病久眼生雲 병이 많아 눈에 구름이 생기네.
舊醉迷千日 옛 취하던 일 천일이나 희미하고
新詩減十分 새로 시 지으면 흥이야 십분 감소했네.
閉門生太拙 문 닫고 사는 건 너무나 옹졸하고
浮海志徒勤 바다에 떠갈 뜻은 헛된 부지런이리.
憔悴玉川子 초췌한 옥천자여
風塵長憶君 풍진 속에 길이 그대를 생각하나니.
23.
山下飛疎雨 산 밑에 성근비 나리우고
山中多白雲 산 중엔 흰구름 많나니
一重人不到 한 겹에 사람이 아니오니
千里路還分 천리길도 도리어 나뉘어 지네.
學道正如此 도를 배우기는 정히 이와 같으면서
求詩何太勤 시 구하는 건 어찌 그리 부지런던고.
歸掩石頭室 돌아가 石頭室 닫고 있으면
他年吾訪君 다른 해에 내가 그대를 찾아가리니.
1. 石頭室: 석두화상의 방. 석두화상이 세상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문 닫고 수도하였다 함.
24. 挽柳深甫 유심보의 만사
獨許非常調 홀로 비상한 가락을 허락하고
渾疑異色人 도무지 색다른 이를 의심하였네.
?諧雖應俗 익살이야 비록 俗世에 따르지라도
氣岸肯同塵 기개야 감히 塵世와 같으리요.
縱飮仍添病 술 실컷 마시어 병을 더하고
傷兒竟隕身 아이 잃은 슬픔에 끝내 몸을 망쳤나니
東風吹旅? 동풍이 나그네의 상여를 불러
萬里落南瀕 만리 남쪽 물가에 떨어지네.
1. 氣岸: 의기. 기개. 2. 落南瀕: 水路를 통해서 旅?(객지의 상여)을 落鄕시킴을 이름.
25. 次瀟灑園韻 二首
林壑隱雲表 林壑이 구름 너머에 있어
生君道者心 그대의 道心을 생기게 했네.
風松送靈? 솔바람은 신령한 소리를 보내 주고
月竹散淸陰 달빛의 대나무는 맑은 그늘을 흩뿌리네.
爰以淺深酒 이에 얕고 깊은 술에다
遂成長短吟 드디어 길고 잛은 吟詠이라.
山人豈無友 산인이 어찌 벗이 없으리
時下兩三禽 때때로 두 세 마리 새가 나려오나니.
26.
耿介高?客 지조 있는 고상한 선비가
山中獨掩扉 산중에 홀로 사립문 닫았나니
水因靑?合 물은 푸른 산봉우리와 어울리고
籬以紫藤圍 울타린 자주빛 등넝쿨이 둘렀구나.
非是隱淪志 숨어 살자는 뜻은 아니지만
自然車馬稀 車馬가 자연히 줄었나니
此間有眞樂 이 사이 참된 낙이 있어
幽事未全微 幽事에 아주 적은 건 아니라네.
1. 耿介: 지조가 굳어 변하지 아니하는 모양. 혹은 덕이 빛나고 큰 모양. 2. 高?: 고상한 행적.
27. 贈梧陰 오음에게 주다
一別年應換 한번 이별 후 해 바뀌었더니
三年路益迷 삼년이라 길 더욱 희미하네.
客心春?北 객의 마음은 봄 기러기 북쪽에 가고
歸夢漢江西 돌아갈 꿈은 한강의 서로 가네.
黃閣多新面 황각엔 새 얼굴 많고
靑山有舊棲 청산엔 옛 집이 있나니
寧同問津? 차라리 나루 묻는 늙은이랑
長與白鷗兮 흰 갈매기 오래도록 더불었으면.
1. 黃閣: 재상의 관서.
28. 自江南還石堡戊子 강남에서 석보로 돌아오다(무자)
免作江南鬼 강남의 혼을 면했더니
還爲石底龜 도리어 돌 밑에 거북이 되었네.
曉朝輸嚥息 이른 아침을 밥 먹는 일로 보내고
天地入期? 천지도 期?가 되었네.(할 일이 없네)
夢幻看人事 인간사를 夢幻인양 보고
行藏付酒? 행장이야 술잔에 맡겼느니
溪橋舊白髮 溪橋의 백발도 오래되었고
??二天詩 二天 시 방불하구나.
1. 嚥息: 밥 먹고 숨쉬는 일. 期?: 百歲를 이름.
2. 二天: 남의 특별한 은혜를 하늘에 비겨 이른 말. 후한서 소장전에 ‘人皆有一天 我獨有二天’이 있음.
29. 次東關韻奉贈西止翁鄭仁源西遊庚寅 동관 운에 차하여 사지옹(정인원)의 西遊에 차하다(경인)
春回山木變 봄이 돌아오니 산에 나무도 변하고
雪盡谷流添 눈이 다하여 골짝 물도 불었네.
別苦杯心凸 이별의 괴로움에 술잔은 우북하고
詩豪筆穎尖 시는 호방하여 붓끝이 날카롭네.
羈愁集白首 객지 시름은 흰머리에 모이고
靈?自蒼髥 신령한 소리는 소나무에 울리나니
醉犯金吾禁 취하여 금오위의 금지를 범할지라도
君嫌我不嫌 그대는 꺼리나 나는 아니 꺼린다오.
1. 蒼髥: 소나무의 異名. 2. 金吾: 金吾衛를 말함. 통행금지 위반자를 다스렸음.
30. 挽具修撰 ?,時爲太常正 구수찬의 만사(이름은 변, 당시 태상정이 되었음)
苦行人皆識 고행이야 사람들이 모두들 알았지만
高懷世莫知 높은 포부는 세상이 몰랐네.
一官多物議 한 벼슬에도 物議가 많아서
百里久棲遲 백리 고을에 오래도록 머물렀다네.
舊業尋湖甸 옛 업이라 호남을 찾아와
殘生寄酒? 남은 생을 술잔에 부치었더니
傷心太常篆 마음 상케 하는 太常의 篆이
春草洛西碑 봄 풀 속 洛西의 碑에 있고나.
1. 物議: 세상 사람의 평판 혹은 세상 사람의 비난.
2. 百里: 사방 백 리 의 땅. 여기서는 守令의 이칭으로 쓴 것임. 3. 棲遲: 은퇴하여 삶. 놀며 지냄.
31. 追次洪太古韻,奉贈一壑金學士 信元,壬辰秋,以下亂後作 홍태고의 운에 차하여 일학 김학사에게 봉증하다
(이름은 신원. 임진 가을, 이하는 난후의 작임)
甚矣吾衰也 나의 쇠약함 너무 심해라
頭霜眼亦花 서리 앉은 머리에 눈에도 꽃이 피었네.
露從今夜下 오늘 밤부터 서리가 내리려니
月向故園斜 달은 고향을 향해 비끼었네.
匹馬黃牛峽 필마는 황우협을 달리고
孤舟碧海涯 외혼 배는 푸른 바닷가로 가나니
那堪喪亂際 어찌 견디리 이 난리 중에
更此別懷加 다시 이별의 회포마져 더하다니.
1. 眼花: 老眼이 와서 눈에 불똥 같은 것이 어른어른하는 것.
32. 送副使金公瓚先下湖南視師時在江都 부사 김공(찬)을 보내어 먼저 호남으로 내려가서 시사하게 하다(이때 강도에 있으면서)
始識諸君飮 비로소 알겠네 그대들이 술 마시는 일
聊寬此日愁 애오라지 오늘의 슬픔을 풀자는 것이지.
亂離雙白? 난리 중에 양 귀밑머리 하얀 늙은이
滄海一孤舟 외론 배 한 척에 몸을 싣나니
絶塞君王遠 변방에 임금님은 멀고
危途歲月流 위태로운 길에 세월만 흐르네.
隋家賀若弼 수나라 하약필 처럼 (적을 멸하고)
歸詠錦江樓 금강루로 돌아와 시나 읊조렸으면.
1. 賀若弼: 수나라 文帝 때에 吳州摠管이 되어 대군을 거느리고 강을 건너 陳나라의 金陵을 취하고 陳나라를 멸하였음.
33. 客夜惜別 밤에 객과 이별하며
我豈輕離別 내 어찌 이별을 가벼히 여기리
人無惜去留 사람들이야 가고 옮을 애서치도 않지만.
渾疑竊?客 신 훔치는 이(좀두둑)로 의심하는데
敢借代言牛 감히 代言牛를 빌리올까.
夜雪迷長道 밤에 눈 내리어 먼 길은 히미하고
江?閣小舟 강은 얼어 작은 배를 멈추게 했나니
干戈死生際 난리라 죽고 사는 이 때에
獨立萬端憂 홀로 서서 만 가지를 근심하여이다.
1. 閣은 ?의 뜻. 2. 竊?: 맹자 진심편에 ‘혹인이 개가 신을 물고 간줄 모르고 이웃에 사이가 좋지 않은 이를 의심한 고사’로
근거없이 엉뚱한 의심을 하는 것을 이름.
3. 代言牛: 말을 대신한 소. 함흥차사가 父情을 일깨우기 위해 소와 송아지를 몰고 함흥으로 갔음. 소는 父子之情의 말을 대신 것임.
34. 奉從事二妙 나를 따르는 두 소년에게 주다
從事諸從事 따르고 섬기는 여러 종사들이여
長歌痛哭年 길게 노래하는 통곡의 해로세.
君王杳沙塞 임금님은 아득히 변방에 계시고
宗社委腥? 종묘사직은 추하게 버려져 있네.
已有平戎策 이제야 오랑캐 평정할 계획 있어
方開動樂船 바야흐로 풍악 울리며 배 움직이나니
何人是元結 그 누가 바로 원결인고,
欲乞中興篇 중흥의 글 한 편 얻고 싶나니.
1. 元結: 당나라 天寶새대 사람으로 大唐中興頌을 지었다.
35. 失題 二首 실제 2수
恩波流浩蕩 은혜로운 물결 널리널리 흘러서
品彙更昌亨 모든 것이 다시금 창성하리니.
玉輦當春省 玉輦은 봄을 당하여 (民을) 살피고
靈泉應世淸 靈泉은 세상이 맑아질 응보이네.
乾坤開泰運 천지엔 태평의 운이 열리고
日月繼?明 일월은 밝음을 이었음에
板上題詩賀 판자 위에서 시를 지어 하례하느니
榮陞古郡名 옛 고을의 이름이 영예롭게 오르리라.
1.?는 離卦의 의미. 밝음.
36.
我臥淹?疾 나는 병 들어 누었는데
君收截海翰 그대는 바다를 가르는 書翰 받았는지.
百年聊此日 백년에 오로지 이 날 하루
萬事苦無歡 만사가 모두 기쁘지 않아
壯志頻看劒 장한 뜻에 자주 칼을 보며
淸尊獨倚欄 술 마시고 홀로 난간에 기대었나니
待他王子起 王陽 일어서는 날 기다려서
竊效貢公彈 우공의 彈冠을 본받으련다.
1. 彈冠: 손가락으로 갓의 먼지를 턺. 전하여 벼슬에 나아갈 준비를 함.
2. 王陽과 公禹: 漢나라 사람으로 서로 교분이 두터웠음. 한서에 이르길 '王陽在位 公禹彈冠‘ 이라 했으니
이는 왕양이 이미 자리에 올랐으니 공우도 장차 벼슬하게 된다는 뜻이다. 3. 竊效: 가만히(즈으기) 본받다.
37. 宣川次壁上韻 선천에서 벽상의 운에 차하다
何處蓬山客 어느 곳인가 봉산의 나그네
乘?海上過 뗏목 타고서 바다 위를 지나느니
詩爲無盡藏 시는 무진장 읊었고
酒是大方家 술도 대방가이네.
雨後靑天遠 비 온 뒤 청천은 멀고
愁來白髮多 시름으로 백발은 더욱 많네.
那堪舍人頂 어찌 견딜꼬 舍人峯의 꼭대기서
獨立望京華 홀로 서서 서울을 바라는 마음.
38. 愛蓮堂 在平壤懸板尙在 애련당(평양에서 지으신 것인데 현판이 지금도 있음)
曾爲關外使 일찍이 관문 밖에 사신 되어
飛步上池堂 나는 걸음으로 池堂에 올랐지요.
五月芙?滿 五月이라 연꽃이 가득하여
三更枕席香 三更의 베갯밑이 향기로왔지요.
隔年仙夢斷 격년 사이 仙夢도 깨어지고
重到客襟凉 객의 마음 거듭 서늘하나니
會把如船葉 마침 배와 같은 잎을 지고서
留連酌玉漿 玉漿을 부어마시며 묵어가지요.
1. 玉漿: 신선의 음료수로 이슬을 말한 것임.
39. 失題 실제
不信最奇絶 최고의 절경이라 믿지 않았더니
及來心轉淸 와서 보니 마음 절로 맑아지네.
泉爲王溜出 샘은 옥방울 되어 솟고
山作石屛橫 산은 돌병풍 되어 비끼었네.(둘렀네)
縱被浮名縛 비록 뜬 이름에 얽혔다지만
猶能勝地行 오히려 좋은 곳에 다닐 수 있으니
無由永今夕 이 밤 길게 느릴 길 없어
策馬問前程 말 채찍하여 앞 길을 묻는다.
<별집>
40. 遊南岳聯句 남악에서 놀때의 연구
衣草人三四 초의 입은 서너 사람
於塵世外遊龜峰 塵世 밖에서 노닐고(귀봉)
洞深花意懶 골짝인 깊어서 꽃의 뜻 게으르니
山疊水聲幽栗谷 산 첩첩에 물 소리 그윽하네.(율곡)
斷嶽盃中畵 끊어진 뫼뿌린 잔 속에 그림이요
長風袖裏秋松江 긴 바람은 소매 속에 가을이네.(송강)
白雲巖下起 흰 구름 바위 밑에서 일어나나니
歸路駕靑牛牛溪 돌아가는 길엔 靑牛 타고 가리이꼬.(우계)
41. 霞翁以舊書出示 하옹의 옛 편지를 내어 보이다
三十年前札 삼십년 전의 편지를 보니
丁寧紙上言 종이 위에 쓰인 말 정녕도 하네.
墨痕新似昨 墨痕은 어제와 같이 새로운데
交義老彌敦 交義는 늙어서 더욱 돈독하네.
未可輸塵? 먼지나 좀벌레에게 줄게 아니라
端宜示子孫 마땅히 자손에게 보여야지.
親朋滿天地 친한 벗이야 천지에 가득하지만
雲雨手能飜 손 뒤집어 구름되고 비 된다네.
1. 手能飜: 두보의 ‘빈교행’에 나오는 말로 ‘손을 뒤집어 구름을 만들었다가 손을 엎어 비도 만드나니’를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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