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報 萬物相

原電 모두 멈춘 일본

yellowday 2012. 5. 7. 20:14

입력 : 2012.05.04 23:03

일본 원자력발전소 54기 가운데 유일하게 가동되고 있던 홋카이도 도마리(泊) 원전 3호기가 5일 점검을 받기 위해 전력 생산을 중단한다. 일본의 46년 원전 역사에서 일시적 가동 중단을 빼고는 처음 겪는 '제로 원전' 상황이다. 작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점검에 들어간 원전 중에 오이(大飯) 원전이 지난 3월 처음으로 '안전' 판정을 받았지만 지역사회 반대로 가동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일본 경제를 고꾸라뜨렸다. 4일 오후 닛케이지수는 9380이었다. 대지진이 터진 작년 3월 11일 1만254에서 8.5% 떨어졌다. 작년 GDP는 마이너스 성장이었고 무역지수는 31년 만에 적자였다. 원전 54기를 모두 화력발전소로 대체할 경우 가정 전기요금이 한 달 5763엔에서 6812엔으로 18.2% 오른다는 예측이 나와 있다. 후쿠시마 인근 방사선 오염 정화 비용을 50조엔(약 700조원)으로 내다본 전문가도 있다.

▶화력발전소가 잘못됐다면 기술자들이 어느 부위가 어떻게 파괴됐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조사하면서 수리하면 된다. 원전은 방사선 때문에 현장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게 무섭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선 3000명이 일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이나 돼야 핵연료 저장 수조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원자로 내 핵연료를 꺼내는 작업이 끝나는 건 2021년, 모든 시설 해체가 완료되는 건 2040년 이후라야 한다.

▶작년 9월 19일 도쿄에서 2만7000명이 반(反)원전 거리 행진에 나섰다. 워낙 체제 순응적인 일본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자기 목소리를 냈다는 것 자체가 아주 이례적이다. 일본 정부는 원래 2030년까지 원전 14기를 더 지어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30%에서 50%로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가까운 시일 안에 일본에서 새로운 원전 건설이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원전 입지를 결정하고 건설하는 데까지 10년 이상 걸린다. 요즘 짓는 원전의 수명은 40년짜리가 많다. 수명이 끝나도 다시 20년쯤 수명을 연장하는 게 보통이다. 세계적으로 최신 원자로는 '60년 수명+20년 수명 연장'을 목표로 짓는다고 한다. 원전을 해체하는 데도 10년은 잡아야 한다. 원전 건설에서 폐로(廢爐)까지 '100년 프로젝트'인 셈이다. 원전 건설비는 점점 비싸지고, 태양광·풍력의 발전 단가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원전 신규 건설은 100년을 시야에 두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일본의 '제로 원전'이 새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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