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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정선생시春亭先生詩 칠편七篇

yellowday 2011. 3. 24. 19:23

春亭先生詩七篇


                       作者 : 春亭 卞季良

                       飜譯 : 淸溪 趙冕熙

                                  出典 : <春亭先生詩集>


(一) 登冠岳寺

蘭若閒尋薄暮時。重巖遙見亞苔扉。

徑緣古壁盤空上。藤長新枝入座垂。

庭樹靜搖孤鶴夢。?雲低拂定僧衣。

十年螢雪終何事。山好曾無一首詩。


*해설 : 관악사에 올라가서


으슴푸레 저물 무렵 조용히 절을 찾아 가니

겹겹이 쌓인 바위 뒤로 이끼 낀 사립 보이네.


절벽으로 난 길을 따라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새로 자란 등나무 순 방안에 들어와 늘어졌네.


고요히 흔들리는 정원수에 학이 앉아 꿈꾸고,

낮게 깔린 산구름은 참선하는 중 옷을 감쌌네.


십년 동안 어렵게 공부한 일이 결국 무엇인가?

산이 좋아도 일찍이 시 한수도 남기지 않았군.


(二) 雨且雷震
戊辰十一月初二日二更。


建子之月哉生明。風雨颯沓驅雷霆。

龍蛇未蟄山岳?。杞國得不憂天傾。

憂來徑欲彈素?。鐘期已去無人聽。

天心仁愛曷有極。空令讀書者歎驚


*해설 : 비오고 천둥 번개 침. 무진년(1388년. 우왕 14년. 20세)
                       11월 초이튿날 이경


십일월 달이 막 밝기 시작할 무렵

심한 비바람이 천둥 번개 몰고 왔네.


뱀들이 겨울 잠 들기 전 산악이 흔들리니

기국 사람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 않으리?


근심 걱정으로 거문고나 치려고 하지만

종자기 없으니 들어 줄 사람도 없는 걸.


만물을 사랑하는 하늘의 마음 끝이 있을까?

글읽은 선비란 자 괜히 무서워 벌벌 떨었네.


*낱말

1.기국(杞國) : 기국의 어떤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했다는 고사. 출전 : 열자(列子)

2.종기(鍾期) : 종자기(鍾子期), 백아(伯牙)와 종자기의 고사를 말한다. 출전 : 열자《列子>


(三) 茂松尹公兄弟來宿
己巳十一月十五日夜。


呼兒展席須張燈。坐待先生命是承。

入夜團欒多少語。喜逢東國見中興。

                              是日。上卽位故云。


*해설 : 무송(본관임) 윤공 형제가 찾아와 유숙하다.

기사년(1389, 공양왕1, 작자 21세 ) 11월 15일 밤에


아이 불러 자리 깔고 등불 걸어 놓은 뒤

앉아서 선생의 말씀을 기다려 들었다네.


밤 깊도록 많은 이야기 흡족하게 들었는데

우리나라가 중흥하는 일 기쁘게 만난다했지.

  이 날 임금(공양왕)이 즉위하였기 때문에 이른 것임.


(四) 辛未年苦寒


積雪千江凍。嚴風萬竅號。

烏鳶飢欲死。牛馬縮寒毛。

滄海經年戍。荒山落日樵。

慈堂安穩未。回首意??。


*해설 : 신미년(1391년, 공양왕 3년, 작자 22세) 몹시 추운날.


눈 쌓인 모든 강물은 모두 얼어붙고

세찬 바람 온갖 구멍마다 소리 내네.


새들은 굶주려서 죽을 지경이고

소나 말도 추워서 웅크리고 있네.


바닷가에서 여러 해 국경을 수비하며

해질녘에 거친 산에서 땔나무도 했지.


어머님 편히 계신지 궁금하여

뒤돌아보자 마음만 안타깝네.


(五)
感時詠懷三首

--乙酉三月。以試?。同權中慮入留後司。經十餘日。始花之未開者且落矣。感時詠懷。呈中慮兼東西館諸友。--

1.
與君銜命此淹留。流轉風光未肯休。

看着杏花開又落。一年眞箇負春遊。

2,
無賴風光日月添。滿城花樹染紅藍。

半旬尙有餘春在。須向芳園辦一?。

3.
近來無事可娛情。照眼花枝句未成。

自是?中佳興足。綠陰豊草也幽淸


*해설 : 시절에 느낀 감정을 3수로 읊음(긴 제목의 줄임)

--을유년(1405년. 태종5년 작자 37세.) 3월에 내가 고시관으로 권중려와 같이 유후사(개성을 가리킴)에 들어가 10여 일 동안 머물러 있었는데 들어갈 때 피지 않았던 꽃이 피었다가 떨어져 버렸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 회포를 읊조려 중려 및 동관(동쪽 숙소), 서관(서쪽 숙소)의 벗들에게 주었다.--


1.

그대와 왕명을 받고 이곳에 머물렀는데

바뀌어가는 풍경은 쉬려고 하지 않았네.


바라보는 동안 살구꽃이 피었다 졌으니

올 한 해 봄 놀이는 저버리고 말았다네.


2.

믿을 수 없는 풍경들 나달만 지나고나니

성 안에 가득한 꽃나무 붉었다 푸르렀네.


남은 봄은 아직 닷새쯤 남았으니

꽃동산에 나아가 한번 취해 보세.


3.

근래 와서 즐길 만한 일 없어서

꽃가지 보아도 시를 짓지 못하네.


가슴 속에 흥취는 그런 대로 풍족한데

푸른 그늘 무성한 풀 그윽하기만 하네.


(六) 書呈邸下。癸巳六月初五日。


仙李蟠根有自來。金枝又是挺生材。

?心嚮道遊芹館。銜命朝天上玉?。

三品殊珍光射日。五花輕足逐?雷。

已驚寵錫無前古。雙手親承御札回。


*해설 : 저하(세자, 또는 황태자, 양녕대군?)에게 글을 올림.

--계사년(1413년. 태종13년, 작자 45세.) 6월 5일--


이씨의 근원은 예로부터 내력이 있어

왕자 중에도 또다시 인재가 빼어났네.


겸허한 마음으로 태학에서 글을 배우고

사명 띠고 중국 가서 옥대에도 올라갔지.


삼품의 귀한 관작은 태양처럼 빛나고

오하마 달리는 말은 번게처럼 날래네.


전에 없는 총애에 이미 놀랐는데

쌍수로 황제의 어찰 받아 돌아왔네.


*오화마(五花馬) : 당(唐) 나라 때 말갈기를 세 갈래로 잘라 만든 것은 삼화(三花), 다섯 갈래로 잘라 만든 것은 오화(五花)라고 하였다. 일설에는 말의 털 색깔이 얼룩얼룩한 것을 오화마라고 한다.


(七) 入舊京


水口門前斜日時。春風獨向舊京歸。

縱然撲地閭閻在。終是長途車馬稀。

幾處杏花紅寂寂。滿城烟柳綠依依。

可憐五百年間事。空屬征人一首詩。


*해설 : 옛 도성(개성)에 들어가


수구문 앞에 석양이 비스듬히 걸릴 무렵

봄바람 맞으며 홀로 옛 도성을 찾아갔네.


땅 위에는 여염집이 빽빽이 차 있으나

먼 길에 오가는 거마는 끝내 드물었네.


곳곳의 살구 꽃은 붉은 색이 없어졌고

성에 기득한 버들은 예와 같이 푸르네.


가련하구나! 오백 년 동안의 일들은

부질없이 길손의 시 한 수가 되었네.


*작자소개 : 변계량 [卞季良, 1369~1430] 본관 밀양. 자 거경(巨卿). 호 춘정(春亭). 시호 문숙(文肅). 이색(李穡) ·정몽주(鄭夢周)의 문인. 1382년(우왕 8) 진사, 이듬해 생원이 되었다. 1385년 문과에 급제하여, 전교(典校) ·주부(主簿) ·진덕박사(進德博士) 등을 역임하였다. 조선 건국 초 천우위우령(千牛衛右領) 중랑장 겸 전의감승(典醫監丞) 의학 교수관(敎授官)이 되었다. 사헌부시사(侍史) ·성균관학정(學正) ·직예문관(直藝文館) ·사재소감(司宰少監) 등을 거쳐, 예문관의 응교(應敎) ·직제학 등을 지냈다.

1407년(태종 7) 문과 중시(重試)에 급제, 예조우참의(右參議), 1409년 예문관제학(提學), 1417년 대제학 ·예조판서에 임명되었다. 이듬해 참찬을 역임하고, 1426년(세종 8) 판우군(判右軍) 도총제부사(都摠制府事)에 이르렀다. 10여 년간 대제학을 지내는 동안, 외교문서를 거의 도맡아 지어 명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태조실록》 편찬, 《고려사》 개수(改修)에 참여하였고, 시문(詩文)에도 능하여 문묘 ·기자묘 비문과 낙천정기(樂天亭記) ·헌릉지문(獻陵誌文) 등을 찬(撰)하였다. 《청구영언》에 시조 2수가 전하며, 문집에 《춘정집》이 있다. 거창(居昌) 병암서원(屛巖書院)에 배향되었다.

--- 작자약력은 인터넷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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