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루카의 마돈나
입력 : 2012.02.14 22:21
예수의 생애를 기록하던 복음성자 성(聖) 루카(St.Luke)의 눈앞에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나타났다.
성인이 막 예수의 탄생 장면을 묘사하던 순간이었다. 그는 어머니와 아기의 다정한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다.
그것이 바로 최초의 성화(聖畵) 이콘(icon)이고, 따라서 성 루카는 최초의 기독교 화가로 여겨진다.
15세기 북유럽의 거장, 로히르 반 데르 바이덴(Rogier van der Weyden·1400~ 1464)은 진지하고 겸손한 태도로
눈 앞의 기적을 담담하게 묘사하는 화가, 성 루카를 그렸다.〈사진〉
성 루카의 그림에 대한 전설은 6세기에 생겨났지만, 널리 알려진 것은 중세 말, 화가들의 사회적 지위가 점차
높아지고 그들 스스로 직업에 자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다. 15세기 말부터 성 루카는 화가들의 수호성인으로
추앙되었고, 화가들의 길드 또한 '성루카 길드'라고 불렸으며, 16세기 말에 로마에서 설립된 화가 연합의 이름도
'성 루카 아카데미'였다.
대개 성 루카 길드에서는 그들 중 최고의 화가를 지정하여, 성모자를 그리는 성 루카의 모습을 제단화로 만들고,
이를 길드의 예배당에 봉헌했다. 대부분의 화가는 큰 화면 앞에 앉아 붓과 팔레트를 손에 들고 천사의 인도를 받으며
그림을 완성하는 성 루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로히르의 그림 속에서 성인은 성모자 앞에 홀로 앉아
작은 노트에 펜으로 스케치를 하고 있다. 이는 실제로 당시에 초상화를 그리는 과정이었을 뿐 아니라,
화가란 단순히 신의 영감을 받아 손재주를 부리는 장인이 아니라, 절대적인 존재마저도 치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적인 학자임을 암시한 것이다. 물론 그림 속 성 루카의 얼굴은 로히르의 자화상이다.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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