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報 萬物相

어린이집에 줄선 아기들

yellowday 2012. 2. 6. 23:07

입력 : 2012.02.05 23:30

유아(乳兒)와 엄마의 애착 관계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낯선 상황 절차'라는 실험이 있다. 장난감이 많은 방에 아이와 엄마, 낯선 사람이 차례로 들어간다. 엄마와 낯선 사람은 수시로 드나들며 때론 아이를 혼자 둬놓고 아이 반응을 살핀다. 아동학자들은 아이가 엄마와 재결합 때 보이는 반응을 가장 중요하게 관찰한다.

▶엄마가 나갔다 다시 방에 돌아왔을 때 아이가 능동적으로 신체 접촉을 요구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하면 '안정애착' 유형이다. 엄마를 반갑게 맞이하지 않고 잘 안기지 않으면 '회피애착', 엄마가 안아줘도 울면서 화를 내고 진정되지 않으면 '저항애착', 엄마와 다시 만났을 때 멍하니 얼어붙은 듯 행동하면 '혼란애착' 유형이다. 안정애착 유형의 아이는 커서도 자신감과 호기심이 많고 타인과 관계에서 긍정적 성향을 보인다. 부모가 집에서 아이를 직접 돌볼 때 아이가 '안정애착' 유형으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0~2세 어린이집 보육료를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가구에 지원하는 제도가 다음달 시행되면서 전업 주부들마저 너도나도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정작 아이를 맡길 곳이 절실한 맞벌이 엄마들이 어린이집 자리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일까지 생겼다. 새 제도의 취지는 직장을 가진 엄마들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경력 단절 없이 일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전업주부가 집에서 0~2세 아이를 기르면 차상위계층(소득 하위 15%) 이하만 양육수당 10만~20만원을 받는다. 내년엔 소득 하위 70%까지 대상이 확대되지만 차상위계층~소득하위 70%는 연령에 관계없이 현금 10만원을 받는다. 반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만 하면 부자 엄마들도 정부로부터 매달 28만6000원~39만4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런 '공짜 유혹'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

▶지금 제도 아래선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손해를 보게 돼 있다. 평균적으로 맞벌이보다 외벌이 가정의 경제형편이 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어려운 가정이 되레 차별을 받는 셈이다. 국회가 어린이집 원장들 눈치를 살피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집에서 엄마가 키우던 아이들이 어린이집으로 내몰리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아기일수록 엄마의 무조건적 사랑이 필요할 때다. 표만 좇는 정치인들에겐 이런 얘기가 귀에 들어갈 리 없다.

'朝日報 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당 상징色  (0) 2012.02.10
한류 수출  (0) 2012.02.10
요지경 축구협회  (0) 2012.02.06
평양 교회  (0) 2012.02.03
휴대전화 없이 살기  (0) 201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