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報 萬物相

연봉 15억원 서울대 교수

yellowday 2012. 1. 19. 09:17

스타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는 하버드를 졸업하고 22년을 모교 강단에만 섰던 '하버드의 아바타' 같은 인물이었다. 그런 삭스를 2002년 아이비리그 경쟁자 컬럼비아대가 스카우트해갔다. 그는 연봉 30만달러 외에 액수가 알려지지 않은 보너스와 갖가지 특혜를 받았고 한 해 1500만달러의 연구기금을 마음껏 썼다. 컬럼비아대는 그 한 해 전엔 스탠퍼드대의 얼굴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학 교수도 데려갔다. 스티글리츠는 이적(移籍) 1년 만에 노벨 경제학상을 타내 몸값을 단단히 했다.

미국에서 교수 연봉이 가장 많은 곳은 텍사스대 MD앤더슨암센터로 평균 20만8800달러를 준다. 하버드는 14만4400달러(5위), 예일은 12만9700달러(16위)다. 그러나 같은 대학에서도 지명도와 기여도에 따라 액수는 천차만별이다. 시카고대의 평균 연봉은 13만2100달러이지만 '괴짜경제학'으로 유명한 이 대학의 스티븐 레빗 교수는 45세 나이에 100만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세계적 대학이 되려면 세계적 학자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 대학들은 뛰어난 교수를 데려오고 우수한 교수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결사적으로 노력한다. 스타 교수를 스카우트하려면 고액 연봉은 물론이고 연구실과 1급 조교(助敎)를 대주고 강의 부담도 줄여주는 다양한 당근이 필요하다. 때론 캘리포니아의 날씨, 뉴욕의 화려함 같은 것들이 프리미엄이 되기도 한다.

▶3년 전 서울대 공대의 젊은 교수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과대학에 스카우트돼 갔다. 연구소장 겸임에 한 해 800만달러 연구비 지원이라는 파격 조건이었다. 서울대는 그를 붙잡으려고 애썼지만 '애국심'이나 '애교심' 말고는 뾰족한 수단이 없었다. 그랬던 서울대가 노벨상 수상자에 버금가는 외국 석학 4명을 연봉 15억원씩 주고 영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장 가능성이 큰 학자 10여명을 데려와 연간 6억원씩 지원해 차세대 대표학자로 키우겠다고도 했다.

▶서울대는 학문 업적이 큰 서울대 교수 10여명에게도 2억원씩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서울대가 법인화되면서 일어난 변화다. 그동안 '국립 서울대'는 공무원 규정에 얽매여 연봉을 더 주고 스타 교수를 데려올 수도 없었고 능력 있는 교수를 우대해줄 방법도 없었다. 좁은 나라에서 안방 대장 노릇만 해온 서울대가 비로소 족쇄를 풀고 날아오를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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