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이야기 20 / 조병화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美麗的 詩 ·人'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떠돌아도(나무를 위한 송가) / 김형영 (0) | 2017.11.19 |
---|---|
삶 / 안도현 (0) | 2017.11.19 |
밤의 이야기 24 / 조병화 (0) | 2017.11.19 |
늘 혹은 때때로 / 조병화 (0) | 2017.11.18 |
추심(秋心) / 정태준 (0) | 2017.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