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늘 혹은 때때로 / 조병화

yellowday 2017. 11. 18. 05:56



늘 혹은 때때로 /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인하여
적적히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인가



◇조병화=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으로 등단
 1955년 경희대학교 문리과대학 학장, 세계시인대회장,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시집 <하루만의 위안> <인간고도> <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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