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5.24 09:59
전북 남원 실상사 극락전에 안치된 조선시대 건칠불(乾漆佛) 좌상의 머리 안에서 14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불경이 발견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실상사와 불교문화재연구소는 포항 성모병원에서 건칠불좌상을 3D-CT(컴퓨터단층촬영) 장비로 촬영해 뽕나무 종이에 은가루로
쓴 '대반야바라밀다경'을 찾아냈다고 24일 밝혔다.
건칠불은 삼베나 종이로 틀을 제작한 뒤 반복적으로 옻칠을 해서 만드는 불상이다.
앞서 불교문화재연구소는 2005년 이 불상을 X선으로 찍어 머리에 복장물(腹藏物·불상 안에 넣는 물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실체는 파악하지 못했다.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장은 "3D-CT 장비로 불상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조사를 통해 금속성 물질로 글자를 쓴
책이 접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이번에 나온 불경은 전체 600권으로 구성된 '대반야바라밀다경'의 제396권으로, 병풍처럼 접을 수 있는 절첩장(折帖裝) 형태다.
크기는 가로 11.8㎝, 세로 30.6㎝이다. 끝 부분에는 "이장계(李長桂)와 그의 처 이씨(李氏)가 시주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대해 송일기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선친의 명복을 빌고 집안의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해 송일기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선친의 명복을 빌고 집안의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반야바라밀다경을 은가루로 쓴 절첩장 불경은 국내에 4점만 있어 희소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주 기림사 비로자나불에서 수습한 14세기 대반야바라밀다경이 보물 제959호로 지정돼 있다"며 "실상사 불경도 보물급이라고
그는 "경주 기림사 비로자나불에서 수습한 14세기 대반야바라밀다경이 보물 제959호로 지정돼 있다"며 "실상사 불경도 보물급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이번에
동일한 양식으로 만들어진 삼존불(본존과 좌우 협시를 모시는 형식)임을 밝혀냈다.
임 실장은 "불상을 파괴하지 않는 과학적 방법으로 불상의 원형을 확인하고 불경을 찾았다"며 "건칠불의 제작 기법을 정리한
임 실장은 "불상을 파괴하지 않는 과학적 방법으로 불상의 원형을 확인하고 불경을 찾았다"며 "건칠불의 제작 기법을 정리한
연구 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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