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亭子

잡초

yellowday 2011. 5. 1. 09:46

원본 원본 : 동그라미

    잡초

늦은 봄 고향에 가 가족묘를 살폈다.
잔디에 섞여 웃자란 잡초들이 눈에 거슬렸다.
준비도 안 하고 가 맨손으로 몇 개 뜯어냈다.
보기에 한결 좋았다.
내친 김에 잡초를 모두 뽑고 잘라버렸다.
묘가 산뜻해져 뿌듯했다.
그런데 작업을 한 오른 손목이 따끔거렸다.
무심코 지나쳤다.
 다음날 오른 손목 주변에 붉은 반점 50여개가 솟아났다.
접촉성피부염인 풀독이었다.보기 흉했다.가려웠다.
쑥을 이용해 며칠간 민간요법 치료를 했으나 차도가 없었다.
5일이 지난 뒤에야 병원을 찾아 주사 맞고 처방약을 먹었다.
근무 중 졸림이 심하지만 겨우 나아간다.
 풀. 나무. 열매는 스스로 못 움직이지만 해충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독을 지닌단다.
종족 보전을 위해 성장기 때는 더 독하다.
나무들이 해충을 물리치려 뿜어낸다는 피톤치드는
일부 질환 치유 효과도 있다지만 유기농산물을 포함한
일반 식물의 인체 유해 독 함유 여부는 논란 중이다.
잡초도 정말 자기방어를 위해 독을 내뿜을까.
잡초라고 가볍게 다뤘다가 혼났다.

                                                               이춘규 논설위원
 진작 마실걸

맹구가 길을 가다 갑자기 배가 고파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500원짜리 동전 하나가 나왔다.
 그 돈으로 우선 200원짜리 빵을 하나 사 먹었으나 양이 차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200원짜리 빵을 하나 더 사먹었지만 여전히 배가 고팠다.
100원밖에 남지 않았으니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100원짜리 주스 한병을 사 마셨다.
 맹구는 배가 부르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제 배가 부르네. 처음부터 이 주스를 마셨으면 200원이나 하는 빵을 두 개나 먹지는 않았을텐데."

 세 아버지의 걱정거리

 술집에서 어울린 영국인,프랑스인,아일랜드인이 가족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렇게 아이들 이야기를 하다보니 우연히도 셋 모두 14살 된 딸을 두고 있었다.
영국인은 딸 침대 밑에서 담배꽁초가 나왔다면서 딸이 담배를 피우는 줄 몰랐다고 한탄을 했다.
프랑스인은 딸 침대 밑에서 위스키 병이 나왔다면서 딸이 술을 마시는 줄 몰랐다고 한탄을 했다.
아일랜드인도 자신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면서 딸 침대밑에서 콘돔이 나왔다고 말했다.
 "딸애에게 고추가 달린 줄은 미처 몰랐어요."

 왕고집

아내가 어찌나 드세게 구는지 남편은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마침내 아내가 동의하자, 부부가 의사를 찾게 되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편은 아내가 한 시간 동안 의사를 만나고 나오자
 "뭐 좋은 결과가 있었어요?"하고 물었다.
 "별로예요. 소파를 벽 쪽에 붙여 놓으면 더 좋겠다는 걸
저 사람이 알아 듣게 하는 데 50분이나 걸렸지 뭐예요."

'쉬어가는 亭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입견  (0) 2011.05.01
얼리 어댑터  (0) 2011.05.01
할머니의 묘비명  (0) 2011.05.01
똑바로 누워요  (0) 2011.04.30
~~척하는 남과 여  (0) 2011.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