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탄환 - 김종해

yellowday 2016. 8. 7. 01:58


탄환 - 김종해


내가 만약 당신을 조준하여 날아간다면

날아가서 당신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다면

가 닿아서 함께 불덩이로 흩어진다면

흩어져서 한순간이 영원으로 치솟는다면

나는 미련을 갖지 않으리


이승에 남길 나의 소중한 것들

내 하늘과 별과 바람과

이승의 온 갖 보석들을 버리고

탄환이 되리


내가 만약 당신을 조준하여 날아간다면

날아가서 당신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다면...



* 김종해 시인은 1941년 부산 출생. 1963년 <자유문학>지에 시 당선.

시집으로 '인간의 악기', '신의 열쇄', 왜 아니 오시나요', '항해일지'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