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4.18 03:00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프랑스 파리 초연서 뜨거운 반응]
첫회 매진, 이후 공연도 80% 점유… 옹녀·변강쇠 첫만남서 관객 폭소
김성녀 감독, 객석서 추임새 넣자 엄지손가락 들며 신기해하기도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이하 '옹녀', 고선웅 극본·연출, 한승석 작창)가 마지막 합창 장면에 이르자,
커튼콜을 마치고도 박수와 환호가 멈추지 않아 막을 한 차례 다시 올려야 했다. 지난 14일 밤(현지 시각),
국립극장과 국립창극단이 한·불 상호 교류의 해를 맞아 '마담 옹(Madame ong)'이란 제목으로 올린 '옹녀'는 2014년 국내 초연돼
이 작품은 지난해 방한한 테아트르 드 라 빌의 에마누엘 드마르시-모타 극장장의 눈에 띄어 파리 공연이 이뤄지게 됐다.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무대를 지켜보던 현지 관객들은 옹녀(이소연)가 등장해 남편을 줄줄이 잃은 사연을 이야기하다
"열여섯에 얻은 입 냄새 나는 오 서방은 당창병에 튀고"라고 노래하는 대목에서부터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변강쇠(최호성)와 옹녀가 처음 만나는 야한 장면에선 폭소를 참을 수 없다는 듯 허리를 굽히며 웃었고, 남녀가 서로의
은밀한 부위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창(唱)에선 번역가 한유미씨가 만든 프랑스어 자막을 보고 파안대소했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객석에서 추임새를 넣자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돌아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했다.
우리와 '웃음 코드'가 다른 대목도 있었다. 가요 '하숙생'을 창으로 부른 대목에선 국내 공연과 달리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옹녀가 변강쇠를 되찾겠다고 결심하는 장면에서 칼 오르프의 '오 운명의 여신이여'가 가야금으로 연주되자
웃음이 터졌다. 총각귀신과 처녀귀신이 등장해 결혼 못한 처지를 하소연하는 장면에선 유난히 큰 웃음이 나왔다.
'옹녀'의 14~17일 파리 4회 공연 중 첫날은 매진됐고, 나머지 날도 8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번 공연은 한국 대중문화에 이어 전통문화가 본격적으로 서구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중국 경극이나 일본 가부키뿐 아니라 한국의 창극도 있다는 것을 세계인이 알게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창극 해외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연출가 고선웅씨는 "깜깜한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어서 눈물이
난다"며 "우리 이야기도 세계의 공통어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옹녀'는 5월 4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다시 공연된다. (02)2280-4114~6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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