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文史 展示室

42m 조선통신사 행렬圖… 호기심 가득한 일본인 표정 살아있네

yellowday 2015. 10. 29. 07:57

입력 : 2015.10.29 03:00

[新조선통신사]
오사카역사박물관, 新조선통신사 도착 기념해 '행렬圖' 공개

日 각지 화가 40여명 투입, 통신사 일행 등 수천명 그려 여러 개 두루마리로 나눠
在日역사학자 故신기수씨가 기증한 140점 유물 중 하나

두루마리를 펴자 300년 전 조선통신사의 모습이 사진처럼 펼쳐졌다. 군관(軍官)은 더운 듯 노란 부채를 펴들었고, 긴 창을 든 병사는 뒤를 돌아보며 말을 걸기도 했다. 행렬을 책임진 부사(副使)는 가마 속에서 정면을 응시했고, 맨발의 일본인들은 조선통신사 일행을 신기한 듯 돌아보며 따라갔다. '원조 한류(韓流)'는 두루마리 속에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살아 있었다.

 

 

1711년 조선통신사 일행을 그린 ‘정덕도조선통신사행렬도’. 재일 역사학자 신기수씨가 오사카역사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통신사와 수행원, 호위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총 길이 42m로 여러 개의 두루마리로 돼 있으며 일본 각지의 화가 40여명이 투입돼 완성했다. /오사카역사박물관 제공

 

오사카역사박물관은 27일 신(新)조선통신사 일행의 오사카 도착을 기념해 '정덕도조선통신사행렬도(正德度朝鮮通信使行列圖)'를 본지에 공개했다. 조선통신사 다큐멘터리를 만든 재일(在日) 역사학자 고(故) 신기수씨가 기증한 140여점의 유물 중 하나로 훼손을 우려해 좀처럼 외부 반출을 하지 않는다. 1711년(숙종 37년) 조선통신사 일행 400여명과 호위하는 일본인 등 수천 명을 담은 이 그림은 42m에 달하고, 여러 개의 두루마리에 나눠져 있다. 그림을 그리는 데 일본 각지의 화가 40여명이 투입됐다. 오사와 겐이치(大澤硏一) 학예사는 "돌을 갈아 만든 염료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색도 거의 바래지 않고 보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또 1682년에 오사카에서 교토까지 배를 타고 이동하는 조선통신사 의 모습을 그린 '천화도조선통신사상판사제1선도(天和度朝鮮通信使上判事第一船圖)'도 공개했다. 배 안의 조선통신사 일행은 일본인들과 자리를 함께하며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신기수씨의 딸 신이화씨는 "2001년 아베 총리가 아버지의 조선통신사 강의를 들으러 온 적이 있다"며 "한·일 관계의 부침에 상관없이 조선통신사는 한국과 일본을 엮는 핵심 고리"라고 말했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