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9.24 19:25
북극 국제 종자 저장고, 내전으로 파괴된 시리아에 씨앗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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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에 대비하기 위해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에 건설된 현대판 ‘노아의 방주’인 국제 종자(種子) 저장고의 문이 사상 처음 열릴 전망이다.
국제 종자 저장고를 운영하는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산하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은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국제건조지역농업연구센터(ICARDA)가 시리아 내전으로 손실된 종자들을 대체하기 위해 국제 종자 저장고에 맡긴 종자 샘플 일부를 되돌려달라고 요청해왔다”고 23일(현지 시각) 밝혔다.
ICARDA는 중동 지역에서 자라는 작물의 종자 대부분을 보관하는 종자은행이자 연구기관으로, 시리아 알레포에 있었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면서 2012년 베이루트로 본부와 시설 일부를 옮겼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 종자가 유실됐다. 알레포에 있는 시설도 내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ICARDA가 밀, 보리, 잔디 등 국제 종자 저장고에 맡긴 상자 325개 가운데 130개를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GCDT가 2억달러(약 2385억원)를 들여 2008년 북극에 건설한 국제 종자 저장고는 핵전쟁, 대홍수 등 인류에게 대재앙이 닥쳤을 경우를 대비한 시설이다. 현재 이 저장고에는 전 세계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맡긴 종자 86만종이 평균 500개씩 보관돼 있다. 한국 역시 재래종 작물 1만3000여종의 종자를 맡긴 상태다. 대재앙에서 생존한 인류와 후손들이 다시 식량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저장고는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다 녹더라도 잠기지 않도록 산 위로 120m 높이에 지어졌고, 깊이 50m 동굴 안에 강화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저장고가 북극에 건설된 이유는 모든 시설이 고장나더라도, 자연 냉동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냉동된 작물 종자는 완두콩은 20~30년, 밀과 보리는 1000년이 지나도 싹을 틔울 수 있다.
국제 종자 저장고는 가동 이후 지금까지 매년 한 차례 종자를 보충하기 위해 열렸을 뿐, 단 한 번도 종자가 밖으로 나온 적이 없다. GCDT 대변인 브라이언 레이오프는 “불과 10년도 안 돼 종자가 사용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ICARDA가 주변국이 아닌 국제 종자 저장고에 종자를 되돌려달라고 요청한 것은 가장 간단하고 완벽하게 종자를 보충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권순익 연구관은 “세계적으로 종자은행이 1700여개 운영되고 있지만, 각 나라 간에는 식량주권 등의 이유로 까다로운 심사와 허가를 거쳐야 한다”면서 “국제 종자 저장고는 오로지 종자 보존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런 절차가 필요없다”고 말했다. w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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