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文史 展示室

장수(長壽)를 향한 인류의 끝없는 욕망, 사랑은 언어 예술! - 멀티 오르가슴을 이끄는 언어 스킬은?

yellowday 2015. 5. 4. 02:48
등록일 : 2015-05-03 오전 11:22:00  |  수정일 : 2015-04-30 17:25
포드 매독스 브라운, 〈로미오와 줄리엣〉, 1870년, 캔버스에 유채, 월밍턴 델라웨어 미술관 소장. 로미오를 끌어안는 줄리엣의 모습에서 사랑과 슬픔이 동시에 느껴진다.
  1974년 중국 시안(西安) 시골마을에서 한 농부가 우물을 파다가 구덩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로부터 죽은 진시황을 장엄하게 호위하는 수천 병사들로 구성된 ‘진시황릉 병마용갱(秦始皇陵 兵馬俑坑)’이 세상에 처음 위용을 드러냈습니다. 아직도 이 토갱의 발굴은 진행형이며, 더구나 무덤의 핵심인 지하궁전에 대한 발굴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절대권력을 쥐고 장생불사(長生不死)를 꿈꾸던 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세계 도처에 사신과 밀지를 보낸 것은 유명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정사(正史)에만 두 번 기록되어 있을 정도이니 야사(野史)까지 합친다면 더 많아지겠지요. 동남동녀(童男童女) 수백 명을 데리고 일본에 온 서복(서시 혹은 서불)이 불로초를 구하지 못하자 황제의 보복이 두려워 일본에 정착했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일본에 남아 있는 여러 유적들로 인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작년 7월 서울대에서 특별 강연을 한 중국 시진핑 주석이 서복의 ‘제주도래설’을 공인(公認)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10년 內 120살까지 사는 알약 나와
 
  2002년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파평 윤씨 미라는 출산 과정에서 자궁 파열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어 안타까움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미라는 자연 미라입니다. 인공 미라(미이라)는 사람이 죽은 뒤 다음 세상이 있다고 믿었던 문화권에서 흔히 발견되는 시신 처리 방식이지요. 미라는 기원전 5000년경 칠레 친초로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원전 3000년 경 전부터 3세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온 이집트 미라가 가장 유명합니다. 이집트 미라는 저승과 이승을 연결해 준다는 나일강변에서 미라의 신이자 방부 처리의 신인 ‘아누비스’의 마스크를 쓴 우두머리의 지휘 아래 만들어졌습니다.
 
  시신에도 혼이 있다고 믿었던 파라오들은 부활을 꿈꾸며 자기 시신을 썩지 않게 하라고 명령했던 것입니다. 무려 70일에 걸쳐 정성껏 만들어진 그것은 생전 모습과 똑같이 생긴 마스크를 만들어 씌움으로써 죽은 영혼이 부활할 때 알아볼 수 있도록 한 뒤, 비로소 보존되었습니다. 아스텍 문명과 잉카제국, 고대 중국과 터키는 물론 따뜻한 남방의 세계 곳곳에 걸쳐 발견되는 미라는 고대에서 그리스도교 시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공간과 시간에 걸쳐 나타납니다. 심지어 근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개 부족 사회에서 ‘미라화(化) 의식’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동양 문화권에서 불로장생에 대한 염원을 대표하는 것은 도교(道敎)사상입니다. 도교에서는 신선들이 사는 곳을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이상향으로 여깁니다. 영생의 존재인 신선들은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기도 하고 복(福)과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확실히 중국을 다녀보면 숫자나 사소한 의식 하나하나에서 장수를 갈망하는 그들의 습관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지난 1월 17일자 《조선일보》는 1면과 2면에 걸쳐 ‘불로장생’ 약에 현상금을 내건 실리콘밸리 갑부들을 보도했습니다. 재미교포 펀드매니저인 윤준규 박사가 생쥐의 수명과 생체활력을 50%까지 증가시키는 팀에 100만 달러 상금을 주겠다고 ‘팰로 앨토 장수상’을 만들었고, 수많은 세계적 연구진들이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것입니다. 구글과 오라클 등 세계적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수명 연장에 투자했다는 사실도 알렸습니다. 장수상(長壽賞)을 만든 윤준규 박사는 머지않아 120세 시대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열흘 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과학자들이 적어도 120살까지 살 수 있는 기적의 알약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동물 실험 단계에까지 돌입한 이 알약을 먹으면 노화의 진행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스쿨라체트 박사는 설명합니다. 《데일리메일》은 향후 이 알약이 10년 이내에 시판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고요.
    
  네가 버린 오늘이 그가 열망하던 내일
 
오귀스트 로댕, 〈키스〉, 1886년, 대리석에 조각, 런던 테이트 미술관 소장. 평소 단테의 《신곡》을 즐겨 읽었던 로댕은 정략결혼 때문에 형수와 시동생 사이가 된 연인의 키스를 비극적으로 표현했다.
  삶과 죽음은 하나의 흐름처럼 동일 궤도에서 양면성을 가집니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에서 쾌락 원칙인 에로스와 죽음 충동인 ‘타나토스’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사랑과 쾌락의 배후엔 항상 죽음의 충동이 깃들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일찍이 동양에는 불교의 ‘색즉시공(色卽是空)’이나 노장사상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이 있었습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인식의 달관은 감히 서양이 넘보지 못할 단단한 아성을 구축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한자로서의 인간이 그 평범한 진리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막상 죽음이 당면하려는 순간을 어떻게 해서든 거부하고 생존을 향한 가열찬 몸부림으로 일관하려 합니다.
 
  니체는 그토록 위대한 영혼과 지성을 지닌 자신이 자연의 섭리 아래 무참히 스러져 가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세운 타협안은 ‘영원으로의 회귀(回歸)’와 ‘자라투스트라’라는 초인사상(超人思想)이었습니다. 지금은 명상에 심취해 명상계에서 더 유명한 박찬호는 ‘먹튀’라는 오명으로 온갖 야유와 비난에 시달리던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항상 죽음을 생각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불현듯 우리 모두 삶과 죽음 사이에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모든 걸 내려놓게 되었고 주위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새로운 도전정신이 생겼고 마침내 노모의 기록을 깨고 124승이라는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승(最多勝)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담담히 말합니다.
 
  두 달 전 미국 언론은 악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두 여성의 상반된 선택을 크게 보도했습니다. 29살의 메이너드는 존엄사법을 시행하는 오리건주로 건너가 남편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사가 처방한 독약을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그녀는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 누구보다 살고 싶지만, 죽을 수 있는 선택을 미루는 자체가 가장 큰 두려움”이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운명에 처한 19살 소녀 힐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농구 선수로 대학경기에 서는 것이 꿈이었던 그녀는, 마침내 오하이오주의 대학 선수로 입학했고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줄곧 농구공을 잡았습니다. 그녀는 지금도 간혹 선수로 잠깐잠깐 출전하며 소아암 환자를 돕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죽음을 대하는 이 두 사람의 자세는 언뜻 상반된 듯하면서도 인간과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이, 어제 죽은 그가 그토록 열망하던 내일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화장실 같은 데서 이 격언을 발견하고는 무심코 흘려 버렸지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하며 우리가 진정 새롭게 깨닫고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이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의 행위인 섹스야말로 그 소중함을 다시금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가 섹스에 집착하는 것은 그것이 죽음의 본능인 ‘타나토스’를 거부하고 사랑과 쾌락의 원칙인 에로스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섹스가 그토록 절실한 것은 그것이 최소한 살아 있다는 것의 확인이며 삶을 향한 가열찬 욕망이자 열정적 분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은연중 사랑하는 그녀의 생생한 세포와 각질층에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해 몸부림칩니다. 그런 욕망을 프로이트식의 원초적 심리학으로 해석한다면, 자신의 본래적 생성지인 여성의 자궁을 그리워하며 그곳에 사정함으로써 생명의 연속성과 나아가 새로운 재탄생을 지향하는 본능인 것이지요. 창조의 개체이면서 주체이기도 한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질, 자궁이 최대한 가까이 조우(遭遇)하는 행위가 섹스입니다.
 
  바로 여기에 여러분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타성과 습관에 의한 무미건조한 섹스를 지양하고, 매일매일이 마지막인 것처럼 절실하게 섹스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항상 오늘이 사랑하는 그녀와의 마지막 파티라는 마음자세로 임하십시오. 당신이 그녀를 위해 베풀 수 있는 달콤한 최후의 만찬을 늘 펼쳐 보라는 말입니다.
    
  교도소에서 온 편지
 
  고교 시절, 체육 선생님은 까맣게 그을린 얼굴의 콧구멍을 실룩거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군들, 기진맥진한 장발장이 무인도에서 간신히 탈출한다면 무슨 일부터 할지 아나? 우선 배불리 먹을 것이고, 바로 다음에는 섹스를 찾을거야.”
 
  수업 시작 때면 항상 팔굽혀펴기를 시키며 훗날 자신에게 고마워할 거라고 미묘한 웃음을 흘리시던 그분 덕분에 저는 지금도 팔굽혀펴기를 60~70회 정도는 가볍게 해 냅니다.
 
  사디즘(sadism·가학성음란증)의 모델로 유명한 사드 후작은 오랜 세월 저주와 금기의 대상이었습니다. 비록 한때 초현실주의자들에 의해 ‘역사상 최고의 반항아’이자 ‘무한한 자유의 사도’로 칭송받기도 했지만, 아직도 우리는 그를 대부분 희대의 난봉꾼이자 변태성애자로 기억합니다.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정신병원에 갇혀 지낸 시절까지 합하면 무려 27년간이나 자유를 제한당하며 살아야 했던 그는 그 기간마저도 놀라울 정도로 성적 쾌락에 집착했습니다. 그가 감옥에서 일기를 쓴 것은 딱 2년 반이었습니다. 그동안에 적힌 항문수음 횟수가 무려 6536회나 되니, 계산해 보면 하루에만 여덟 번 정도가 나옵니다. 실제 당시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하루에도 8회 이상씩 자위를 했다고 쓰고 있습니다. 결국 아내는 광적인 남편을 위해 ‘딜도(성기 대용 자위 기구)’를 밀반입해 주었습니다. 연구자들은 그가 무분별한 항문 수음으로 인해 전립선 비대증에 시달렸다고 분석합니다.
 
  확실히 제한된 상황은 인간에게 때론 변형된 욕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무엇보다 실현될 수 없는 간절함에 더욱 커다란 미련을 갖게도 합니다. 중세에 수많은 성당과 기도원에서 자행된 성직자들의 숱한 일탈과 비행(非行)은 역사상 유명할 정도입니다. 최근에도 가톨릭 교황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신부와 주교들의 각종 추문(醜聞)을 경고하고, 한편으로 사과할 정도니까요. 그에 비하면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이 땅의 성직자들은 가히 모범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남부교도소는 재소자들이 자신의 돈으로 구매한 2014년 베스트셀러를 발표했습니다. 출간 두 달여밖에 되지 않았던 필자의 책이 뜻밖에 최상위권에 꼽혔습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교양서적이나 유명 소설과 함께 당장 필요하지 않을 섹스 관련 도서가 맨 앞쪽에 놓여 있으니 다들 의외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사실 그때쯤 필자는 출판사를 통해 한 통의 독자편지를 받았습니다. 책 표지에 있는 메일 주소를 통해 많은 독자의 편지를 받긴 했지만, 요즘 시대에 걸맞지 않게 전해진 손 편지라 저 역시 보낸 이가 궁금했지요. 알고 보니 어느 지방교도소에서 보내 온 것이었습니다. 컴퓨터 사용이 제한된 공간에서 30대 중반이라는 남성 독자 분은 자신이 나름 잠자리에 자신 있었고, 섹스에 대한 내용이 다 거기서 거기지 하고 처음에는 별 기대 없이 펼쳐 보았답니다. 하지만 덕분에 경이로운 멀티의 세계를 알게 되었고, 뜨거운 열정과 인생에 자신감까지 갖게 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그분이 꼬박꼬박 정성스럽게 적어 주신 글귀에 감동하여 바로 답장을 해 드렸고요.
 
  피치 못하게 자유가 상실된 사람들은 그토록 진정한 자유와 뜨거운 삶을 열망하는데, 정작 무한한 자유를 누리는 우리들은 그 소중한 가치를 망각하고, 매시간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일본가족계획협회에서 1134명의 기혼자를 설문한 결과 44.6%가 섹스리스 부부라고 발표했습니다. 2004년 조사보다 10년 사이에 무려 12.7% 높아진 것으로, 더욱 놀라운 것은 조사 대상이 16~49세의 젊은 부부 층이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50세 이상의 중장년과 노년층이 표본이라면 더욱 참담한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국내에서는 가장 최근에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와 한국 성과학연구소가 30세에서 59세까지의 기혼 부부 1000쌍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섹스리스 부부는 35.1%였습니다. 거기다가 월 두 차례에 불과한 21.4%를 합치면 실질적으로 한국 부부의 섹스 만족도 역시 심각한 수준입니다. 또한 뭐든지 일본을 따라가는 추세라 섹스리스 비율도 그들처럼 10년 사이 급증할까 심히 걱정됩니다.
 
  프랑스 파리의 한 대학병원 심장전문의인 살드만 박사는 세계적인 스타급 의사입니다. 그는 며칠 전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세 번씩 한 달에 열두 번 섹스하면 수명이 십 년 연장된다고 해 대한민국 남성들을 긴장시켰습니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습니다. 당신의 페니스 능력을 고려해 주 1~2회는 저번 시간에 배운 타위(他慰·페니스 없는 섹스)를 통해 사랑하는 그녀에게 쾌락을 주는 것도 똑같은 수준의 효과를 볼 수 있으니까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단 한 차례의 섹스라도 얼마나 간절함이 필요한가를 되새기기 위함입니다. 무인도에서 갓 나온 로빈슨 크루소의 절실함이나, 혹은 내일 사랑하는 그녀와 이별을 앞둔 심정으로 매번 섹스에 임하십시오. 당신이 타성에 빠질수록 아내(연인) 역시 무미건조해져 간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말의 확정성과 놀라운 힘
 
구스타브 클림트, 〈다나에〉, 1908년, 캔버스에 유채, 개인 소장.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는 자신이 손자에게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 사랑하는 딸 다나에를 높은 탑에 가두었다. 다나에를 흠모한 제우스는 황금 소나기로 변해 다나에의 품으로 파고들었고, 결국 다나에는 영웅 페르세우스를 낳는다.
  인간은 자신의 감정과 사고를 언어로써 표현합니다. 언어는 유동적이고 불확실했던 개인의 생각과 속마음을 확정시켜 드러내 주는 기능까지 있습니다.
 
  남녀 사이에 주고받는 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는 이미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기대감에 들뜬 그녀는 그 말을 실천하는가 여부를 보고 당신의 진정성을 평가합니다. 자기 스스로도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얼떨결에 ‘사랑한다’ 내뱉었을지라도. 이미 그 즉시 당신은 실제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여성들은 항상 당신에게 달콤한 말을 듣기를 은연중 갈망하고, 그런 표현을 접하면 대부분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물론 이때, 당신의 말이 농담이 아닌 진실임을 믿게 하는 분위기도 중요하지만요.
 
  혹자는 김현식이나 김광석, 김정호 등의 예를 들어 요절하거나 자살한 가수들의 운명이 슬픈 노랫말 때문에 변한 것이라고까지 연관을 짓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가수치고 이별 감정을 노래한 곡들이야 두서너 곡쯤은 가지고 있으므로 그런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몇 년 전에 MBC TV가 한글날 특집으로 말의 놀라운 위력을 증명한 실험을 방영한 바 있습니다. 두 개의 똑같은 통 속에 밥을 넣고 한 통에는 ‘사랑해, 예쁘다, 고맙습니다’ 같은 말을 계속 해 주고 다른 통에는 ‘미워, 꺼져, 짜증나’ 같은 말을 계속 해 주었던 거지요. 그랬더니 1개월의 시간이 흐른 후 긍정적인 말을 한 밥은 하얗고 예쁜 효소가 깨끗하게 만들어졌지만, 부정적인 말을 한 밥은 까맣고 이상한 곰팡이가 끼어 있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이준민, 김미희 예비 신혼부부는 가정에서 제주감귤 2개에 각각 ‘사랑해’ ‘죽어버려’를 쓴 뒤 글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직접 실험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두 달 후에 ‘죽어버려’ 감귤의 내부는 검푸르게 썩어 있었고, ‘사랑해’ 감귤은 내부가 촉촉하고 향기도 나면서 싱싱했습니다. 이준민씨는 “음성언어나 문자언어에는 에너지가 있어서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수분의 분자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을 의심했었는데 실제 검증결과를 보니 무서울 정도”라며 동료 대학원생들과 함께 각자의 여자친구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줘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필자도 10여 년 전 TV 프로에서 일본의 꽃 애호가가 애지중지하는 꽃들에 서로 다른 말을 했을 때 나타난 상반된 반응을 보며 경탄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듯 여러분이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는 사랑하는 그녀에게 막강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의도적으로라도 호감 있고 정감 가는 아름다운 언어로 그녀에게 감동을 주려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섹스에서 언어가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막강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작자 미상, 〈가브리엘 데스트레와 그 자매〉, 1590년, 캔버스에 유채, 루브르미술관 소장. 노란 머리의 여성은 프랑스 왕 앙리 4세의 정부였던 가브리엘 데스트레이고, 왼쪽은 그녀의 동생이다. 동생이 젖꼭지를 쥐고 있는 장면은 데스트레가 아기를 가졌음을, 데스트레가 반지를 들고 있는 장면은 왕으로부터 청혼받았음을 의미한다.

 

 육체언어와 음성언어의 조화

 상대를 존중하는 표현들
 섹스는 언어예술
 멀티 오르가슴으로 이끄는 언어스킬
 적극적으로 표현하라 

 

金振國
⊙ 55세. 충남대 국문과 졸업.
⊙ 문학잡지 《언어세계》 등단. 한국학원·대일학원·비타에듀학원·메가스터디학원 등
25년간 국어강사 생활, 도서출판 무당미디어 대표.
⊙ 《유라의 하루》 《멀티를 선물하는 남자》 출간. 
 출처 | 월간조선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