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亭子

'이케아(IKEA) 연필 거지'를 아십니까

yellowday 2015. 2. 12. 06:58

입력 : 2015.02.12 03:00

매장用 연필 너도나도 가져가 동나… 도 넘은 '공짜 밝힘증' 네티즌들이 성토
"3만불 시대, 성숙한 시민의식 아쉬워"

논란이 일자 이 판매자는 "한국 소비자들의 행동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며 '시민의식'에 대한 공론화를 의도해 일부러 올린 글"이라고 밝혔다.

이케아 코리아 측이 스웨덴 본사에 연필 수량을 긴급 요청해 10일 오후 연필을 다시 채워넣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종 인터넷 포털에선 '이케아 연필 거지'란 말이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이케아 연필 거지' 논란을 접한 유통업체나 숙박업소 관계자들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는 몰염치한 일부 국내 고객들의 행태는 낯뜨거울 정도"라고 말했다.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 매장엔 '양파 거지'란 말이 있다. 매장 음식 코너에 핫도그용 양파를 원하는 만큼 퍼갈 수 있게

해놨는데, 비닐 팩이나 밀폐 용기를 가져와 양파를 뭉텅이로 담아 가는 얌체족들이 생겨난 것이다.


	10일 오전 한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이케아 연필을 개당 3000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연필은 매장 내 무료로 비치된 소모
10일 오전 한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이케아 연필을 개당 3000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연필은 매장 내 무료로 비치된 소모 품이다./인터넷 캡처

코스트코를 10년 넘게 이용했다는 장모(60·자영업)씨는 "술을 마시며 시식 음식을 먹는 사람이나 진열 과일을 함부로 맛보는 손님들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고 말했다. 장씨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달러를 돌파한다는데 시민의식은 이를 못 따라가는 것 같다"고 했다.

한 대형 할인점은 증정품이 붙은 상품을 계산한 뒤 증정품만 떼고 반품하는 사람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믹스커피를 반품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매장 직원 오모(57)씨는 "믹스커피 160개짜리에 증정품으로 믹스커피 20개나 머그컵이 붙어 있는 상품을 계산한 뒤 증정품만

똑 떼어내 챙기고는 반품하는 사람들이 하루 3명꼴"이라고 말했다. 계산대 직원들이 "증정품도 같이 반품하셔야 한다"고 말하면

이들은 "원래 없었다"고 시치미를 떼거나 오히려 항의하는 경우가 많아 매장 직원들은 그냥 모른 척한다고 한다.

같은 매장의 치킨너깃 시식 코너에서 일하는 김모(41)씨는 "지난주 일요일 저녁에 한 가족이 시식 코너를 돌며

음식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다른 손님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도 했다.

서울 모 여대 주변 모텔 촌에선 "투숙하러 온 학생들이 객실에 있는 물건들을 훔쳐가는 통에 장사 못해 먹겠다"는 업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객실 22개 규모의 P모텔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샴푸, 보디클렌저, 빗 등이 없어져 방을 정리할 때마다

물건을 새로 넣는 게 일상이 됐다.
모텔 주인은 "대학가 주변에 자취하는 사람이 많아 그런지 생활용품을 알뜰히 챙겨간다"고 했다. 슬리퍼, 침대 이불 위에

올려놓는 고급 장식 천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없어지고, 컴퓨터 마우스와 본체 안에 있는 내부 장치까지 뜯어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모텔 사장 강모(38)씨는 "모텔 개장과 리모델링 정보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다 뜨는 시대라, 이를 보고 좋은 모텔만 찾아다니며

물품을 쓸어가는 진상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모텔 측에선 결국 저급 샴푸를 쓰거나 일회용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
인근 M모텔 신모(31) 지배인은 8000원이 넘는 접시가 이틀에 한 번꼴로 사라진다고 울상이었다. 신씨는 "피자나 파스타를 간단히

담아 객실에 가져가 먹을 수 있는 샐러드 바를 프런트에 만들었는데 접시가 계속 없어지는 바람에 이를 없앨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 이승신 교수(소비자정보학)는 "내가 공짜 서비스를 독점하면 다른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장기적으로는 자신에게도

해악이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이제 나뿐만 아니라 사회를 생각하는 성숙한 소비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