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 가본 國內

아! 잊지못할 태백산의 白雪과 日出이여! 10'10/8 yellowday

yellowday 2011. 3. 14. 23:14

 
                                       
  태백산은 '주목'의 군락지이다.


10년도 넘은 어느 해 겨울 1/8일이었다.

산악회 모임에서 눈산을 가기로 일단 결정을 하고,
눈산하면 강원도 태백산이 그 중 완만하고 눈의 정취를 느끼기에
제일 좋겠다 싶어 우린 태백산을 가기로 하고...

부산에서 밤 10:00에 전세 버스를 타고 밤새 태백을 향해 달렸다. 
잠은 선택의 여지 없이 버스에서 자는둥 마는둥 하며 때워야한다.

산을 좋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멋과 맛을 모르리라.
그리곤 그 무슨 쭈굴?스런 고생이냐고 핀잔을 주겠지만...

일단 등산화에 채우는 미끄럼 방지용 아이젠, 종아리에 눈이 묻지 않도록 바지 위에 덧입는 토시,
눈만 빼꼼히 내어 놓고 얼굴 전체를 덮을 수 있는 털모자. 겹쳐 끼울 털장갑, 보온병에 담은 커피,
겨울 등산에 빠지면 안되는, 추위를 녹여 주는 배갈이나 양주등을 덧챙기고..

우린 새벽 3:30쯤 태백산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간단한 새벽 참을 먹고  몸풀기 준비운동을 잠깐하고 4:00에 산행을 시작하였다.

후랫시의 불빛과 하얀 눈빛이 어울려  우리의 발길을 재촉한다.

그저 대열에 끼여 물이 흐르듯 그렇게 산을 오르고 있는것이다.
-여럿이 가는데 섞이면 병든 다리도 걸어 간다- 는 속담도 있듯이...
그렇게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다는 생각으로 일정한 보폭으로
소복소복 쌓인 눈길을 더듬듯 한 발 두 발 앞으로 전진한다.

뽀드득 뽀드득 신발 내딛는 소리는  청량감을 더해 주고
코끝을 자극하는 산냄새, 눈냄새가 온 몸을 씻어 주는것 같았다.

때로는 스폴이 힘을 덜어 주기도 하지만,

정상에 오르면 그 장엄한 동해의 일출이 기다리고 있다는 기대감으로
그래서 늦으면 안 된다는 약간의 긴장감으로 바쁜 마음이 앞을 선다.

오르면서 여명이 밝아 오고, 잠깐의 휴식을 취하며
커피를 마시려 장갑을 벗으려니
손이 얼어 굳어 버려 손가락이 꼼짝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서린 입김이 얼어 붙어 문어 머리처럼 끼워 쓴 모자는
코와 입가에 고드름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하하하하 서로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고...

드디어 태백산 정상에 당도하여 우린 준비한 술과 약간의 안주를 천제단에 차려놓고
무사한 산행과 산을 좋아하다 산에서 생을 마친 영령들에게 관례적인 묵념을 올리고

바람이 무척이나 센 관계로 바위가 병풍 역할을 해 줄 수 있는곳을 찾으니 이미 선발대(다른 팀)들이
옴폭한 곳은 다 차지해 버리고 우린 하는 수 없이 난달에서 일출을 기다렸다.

이 대목에서 벌써 가슴이 벅차 오름을 감지하며

바다를 가르며 차고 오르는 태양은 구름 한 점 없는 동해를 붉게 물 들이고
누가 선창을 지시 하지 않았는데도 일시에 우와!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그 우렁참 또한 동해 바다를 물결치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우연히 생일을 태백산에서 맞은 나는 그 한해는  거침 없이 솟아 오른 저 태양처럼
만사형통할것 같은 기대감을 안고 나머지 하산길을 재촉하였다.

'仁者樂山'이라 했듯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곤 좋지 않은 사람이 없는것 같다.
산행을 하며 느끼는것은  너와 나를 가르지 않고 없으면 서로 나누고, 힘들면 서로 부축하며,
위기에 처하면 약이면 약, 구조면 구조,
자기의 몸 사리지 않고 앞장 서는 모습들을 보며 우린 정말 山사람이구나.

협동과 희생과 봉사정신을 배우며,
배운만큼 베풀며 살아야겠다는것, 또한 다짐해 본다.

지금은 모든 여건이 허락지 않아 다시 올 수 없는 기억을 되살리며
두서 없이 써 보았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0'10/8 
yellow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