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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곧 직업을 잃게 된다… 생산비 제로화… 이윤 고갈 탓"

yellowday 2014. 10. 14. 09:17

입력 : 2014.10.14 03:04

한국 온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


	제러미 리프킨은“‘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준비하는 로드맵”이라고 했다.
제러미 리프킨은“‘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준비하는 로드맵”이라고 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당신은 곧 직업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제러미 리프킨(69)은 말했다. 리프킨은 "나는 내년에 일흔 살이 되고 당신은 아직 30대일 테지만, 당신이 부러우면서 한편으론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난 그는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 게다가 사회사상가다. 최근 번역된 책 '한계비용 제로 사회'(민음사)에서 리프킨은 충격적 전망을 내놓았다. 우리가 공기처럼 마시는 자본주의가 지금 황혼기이며 곧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등장할 것이라고 그는 썼다. 상품 생산비는 제로(0원)에 가까워지고 기업의 이윤이 고갈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끝이 닥친다니 믿기 어렵다고 하자 리프킨은 "종말이라고는 얘기하지 않았다"면서 "분명한 것은 새로운 경제 시스템, 즉 '협력적 공유사회'로 바뀔 것"이라고 답했다. "태양열이나 풍력은 원료비가 거의 안 든다. 남는 에너지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정보와 뉴스를 공유하고 자동차·집·옷까지 나눠 쓰고 있다."

리프킨은 "자본주의와 협력적 공유사회는 당분간 상호보완적이거나 라이벌이 될 수 있다"며 "사람들은 유튜브·페이스북·트위터, 온라인 교육 등으로 정보와 자산을 남과 나누기 시작했고 2050년까지는 하이브리드 경제(hybrid economy)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에는 패러독스(역설)가 있다. 자유 시장의 경쟁적 기술 혁신이 생산에 필요한 한계비용을 제로 수준으로 낮춘 결과, 시장에서 상품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자본주의 기업의 존립 근거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렵사회, 농경사회, 로마제국, 봉건사회, 산업사회 등의 공통분모는 '기술혁명'이라고 했다. 커뮤니케이션·에너지·교통의 변화다. 리프킨은 "19세기 1차 산업혁명은 전보(電報)와 증기엔진, 철도가 이끌었다"며 "앞으로 두 세대에는 사물인터넷이 핵심"이라고 했다. 수십억개에 이르는 센서가 모든 기기와 전기 제품, 도구에 부착돼 촘촘한 신경 네트워크로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세상이다.

리프킨은 "지구에서 21세기 중에 '물의 순환(water cycle)'이 붕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며 "협력적 공유사회는 지구 온난화 부담도 줄인다는 점에서 생태학적으로 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경제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