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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가 어떻게 나라꽃이 되었을까? 홍천 무궁화마을 _ 당신의 1박 2일

yellowday 2014. 9. 22. 16:22

입력 : 2014.09.19 18:11

무궁화마을 체험으로 피어나다
 
강원도 홍천군에는 '무궁화마을'이 있다. 무궁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어떻게 나라를 대표하는 꽃이 됐는지,

무궁화 마을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무궁화의 발상지

독립운동가 한서 남궁억(1863~1939년) 선생은 독립운동이 한참이던 1918년, 건강이 악화되자 선조의 고향인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리로 귀향했다. 선생은 이곳에서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을 펼쳐나갔다. 그리고 한반도 산하 홍천 땅에

처음으로 '무궁화'를 심고 전국으로 보급운동을 펼치게 된다. 이 시기 나라 안 학교와 교회에 보급된 무궁화는 거의 이곳에서

가져 나간 것이다. 그렇게 홍천군 서면의 모곡리는 무궁화의 발상지가 됐다. 그리고 지금은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과 더불어

강원도 내 주목받는 체험마을로 각광받고 있다.

무궁화 발상지의 근원을 따라 무궁화마을로 향했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마을은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회관에 도착하자 그 앞에 트랙터 한 대가 서 있었다. 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마을에서

직접 준비한 트랙터 마차라고 했다. 자리를 잡고 앉자 이내 트랙터에 시동이 걸렸다. 마을어르신이 한 분은 트랙터를 운전하고,

또 다른 한 분은 마을 설명을 해줬다. 고즈넉한 농촌 풍경에 더해진 트랙터 소리가 정겹다.

 

트랙터를 타고 남궁억 선생의 묘역으로 향했다. 선생의 묘역은 강원도 기념물 77호로 지정돼 있으며, 마을을 감싸고 있는 유리봉

바로 밑에 위치한다. 묘역 입구 돌계단을 중심으로 정면으로는 묘역이, 오른쪽으로는 한서 남궁억 선생의 묘역정화기념기가 서 있고,

그 뒤로는 유리봉 정상으로 향하는 돌계단이 이어져 있었다. 정상에 오르자 남궁억 선생의 기도상이 자리해 있었다. 마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에 대한의 독립을 위해 고민하고 기도했던 선생의 모습 그대로를 동상으로 제작한 것이다.

유리봉에 올라서면 마을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유리봉에 올라서면 마을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대한의 독립을 바라던 남궁억 선생의 애뜻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대한의 독립을 바라던 남궁억 선생의 애뜻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무궁화만큼 한가득, 체험프로그램

트랙터 마차는 회관 옆 체육관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체육관에 들어서자 정갈히 놓여진 다듬이들이 눈에   띄었다.

다듬이는 단순히 옷감을 다듬는 도구지만 한편으론 우리네 여인들이 묵은 감정을 표출하는 도구이기도 했다. 이웃집에서 내려치는

다듬이 소리의 강약으로 그 집 며느리의 심정을 가늠하곤 했다던 옛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이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마을 할머니들이 들어오고, 준비된 다듬이로 그동안 연습한 공연을 선보였다.

틈나는 대로 모여 연습하신 실력이다. 다듬이 소리는 정겨운 듯해도 가만히 듣고 있으면 구슬프다.

공연이 끝나고 직접 다듬이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박자를 맞추지 못하니 할머니 한 분이 보다 못해 자리를 잡고

박자를 이끌었다. 엇박이 나던 다듬이질도 이내 자리를 잡아 가고 누군가 박자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함께 참여한 어린이들까지도 무척이나 즐거워했다.

이번에는 할아버지들 차례다. 다듬이가 치워진 자리에는 어느덧 짚풀이 쌓였고, 할아버지들은 손수 짚풀을 이용해

계란꾸러미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른바 짚풀공예 시간이다. 할아버지들의 손놀림이 워낙 빠르고 익숙해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참가자들이 직접 만들기 시작하자 여기저기 탄성이 흘러나왔다. 다 된 듯해 꾸러미를 들어 올리면 계란이

떨어지기 부지기수다. 삶은 계란을 준비해 준 마을의 배려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결국엔 할아버지들이 자리를 바꿔가며

참가자들이 만든 계란꾸러미를 다듬어 주고서야 비로소 짚풀공예 시간이 마무리됐다.

무궁화가 많은 만큼 무궁화마을 권역센터에서는 무궁화 티타임 시간이 이어졌다. 형형색색 약밥과 양갱, 견과류 등의 다과가

테이블 위에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있었다. 무궁화마을 우유선 사무장이 참가자들을 위해 무궁화 차를 우렸다.

무궁화 차는 특히나 더위를 이기는 데 최고라고. 차가운 성질로 몸의 더운 열을 식혀 줄 뿐더러 갈증을 해소해 주고 대장염,

위 진정작용, 항암효과, 두통해소 등의 효과도 있다. 특별히 진한 향은 없지만 청량감이 참 좋았다.

맛의 무게감이 가볍고 심심하다고 느껴질 찰나에는 준비된 다과가 입 안을 달래 줬다.
 
사계절 프로그램
무궁화마을에서는 마을어른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연물공예, 전통 떡 만들기, 계절 및 수확시기에 따라 여러 가지

농산물 캐기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체험활동과 무궁화마을의 역사적 배경은 아이들로 하여금 도시에서 쉽게

접하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강원도 홍천군 서면 밤벌길19벌길 47(구.모곡리 624) 033-434-1782
 
한서 남궁억 기념관
남궁억 선생의 얼을 기념하고자 홍천군과 후원인들에 의해 세워진 기념관으로 독립협회 설립과 황성신문 창간 등 선생이 참여한

독립운동에서부터 국민계몽, 무궁화 보급 운동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리 387   033-430-2656
 
무궁화마을 여행상품
무궁화마을의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한국관광공사 강원권협력단과 모두투어가 무궁화마을을 방문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일정은 당일과 1박2일 여정 두 가지로, 일제강점기 무궁화 보급 발상지로의 역사와 함께 무궁화마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이 밖에 남이섬 등을 들르며 무궁화마을에서 준비한 시골밥상과 춘천 닭갈비 등을 제공한다.  02-728-8700

무궁화 차는 특별히 진한 향은 없지만 청량감만은 최고다

무궁화 차는 특별히 진한 향은 없지만 청량감만은 최고다

보다 못한 마을 할아버지가 참가자의 계란꾸러미를 손수 손봐 주신다

보다 못한 마을 할아버지가 참가자의 계란꾸러미를 손수 손봐 주신다

 

 

 

할머니들의 다듬이 소리에는 여전히 삶의 애환이 담겨 있었다

 

할머니들의 다듬이 소리에는 여전히 삶의 애환이 담겨 있었다

 

 

글·사진 신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