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9.12 13:48
옛 선조들은 각 지역 대표 명승지를 시와 노래, 그림으로 세상에 알려왔다. 또 명소들은 3경과 4경…
12경 등으로 불렀는데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숫자인 8경(八景)으로 많이 지칭됐다. 이런 연유로 여행지에 대해 검색하면
'8경'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8경이란 단순히 명승지 여덟 곳이 아닌 그 지역 자연 경관의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영남루 야경과 시례 호박소, 표충사 사계, 월연정 풍경, 위양못 이팝나무, 만어사 운해, 종남산 진달래, 재약산 억새는 경상남도
밀양의 밀양팔경이다. 이 중에서 낮과 밤을 수놓는 '시례 호박소'와 '영남루 야경'을 소개한다.
# 낮의 명소 '시례 호박소'
밀양시내에서 약 35㎞ 떨어진 산내면 남명리 시례마을에는 가지산의 한 물줄기인 호박소 계곡이 있다. 호박소는 약 1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로 인해 움푹 팬 못인데 방앗간에서 쓰이는 절구의 일종인 호박처럼 생겨 이름이 호박소다.
호박소를 만나기 위해서는 호박소 주차장 옆 초록의 숲으로 먼저 들어선다. 이후 길 따라 '쏴~'하는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하면 계단형태의 화강암 따라 물이 차례차례 흐르는 폭포가 나타난다. 그 위로 5분 남짓, 호박소가 눈앞에 펼쳐진다.
▲ 호박소로 가는 길에 만나는 계단형태의 폭포.
오랜 기간 계곡 물에 씻긴 하얀 바위 위로 하얀 거품을 이루며 쏟아지는 호박소. 그 깊이는 약 6m가 넘는데 과거 사람들이
물의 깊이를 알아보기 위해 돌을 매단 명주실 한 타래를 다 풀어보았지만 끝이 닿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참고로 이곳은 매
여름철 수해사고가 발생해 다이빙과 수영을 금지하고 있다.
호박소는 오랜 가뭄이 계속될 때 기우제를 지내는 장소로도 사용됐다. 동국여지승람 구연 기우소(臼淵祈雨所)에 따르면,
이곳에 옥황상제에게 벌을 받아 용이 못된 이무기가 살고 있는데 다른 짐승의 머리를 넣으면 그것을 씻어 내고자
물을 뿜어내 가뭄이 해결됐다고 전해진다.
▲ 방앗간에서 쓰이는 절구의 일종인 호박처럼 생겨 '호박소'라 불리는 호박소 계곡.
# 밤의 명소 '영남루 야경'
밀양 영남루는 보물 제 147호로 처음 지어진 것은 고려시대다. 이 터에는 원래 신라시대에 창건된 영남사(嶺南寺)가 있었다.
고려시대에 들어와 영남사는 종각인 금벽루만 남았다가 고려 공민왕 14년(1365)에 영남루로 지어졌다.
지금의 영남루는 조선시대를 지나면서 넓혀 짓고 화재를 만나 훼손되기를 반복하다가 헌종 10년(1844)에 다시 세워졌다.
당시 영남루는 밀양도호부 객사로 관원들이 손님을 접대하거나 주변 경치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던 공간으로 사용됐다.
▲ 밀양강과 어울려 탄성을 자아내개 하는 영남루의 야경.
영남루가 낮에 절벽 위 우뚝 솟은 위풍당당한 모습을 뽐낸다면 밤에는 조명 속 화려한 모습으로 수려한 자태를 뽐낸다.
특히 맑고 깨끗한 밀양강과 어울려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데 강물에 비친 영남루의 아름다운 야경은 최고의 경치로 손꼽힌다.
영남루 야경의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강 너머에서 영남루와 밀양강의 반영을 함께 바라보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밀양교
너머에서 교각의 조명과 오가는 차들 그리고 영남루 야경을 한데 바라보는 것이다. 참고로 밤에는 영남루 내부에 들어가 볼 수 없다.
▲ 밤의 명소 '영남루 야경'.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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