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8.13 11:05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김헌식 교수팀은 캡사이신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캡사이신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자연살해세포의 세포질 과립방출 기능장애를 일으켜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자연살해세포는 혈액 속에서 떠다니다 암세포를 만나면, 암 세포막에 구멍을 낸 후 세포질과립을 분비해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항암면역세포이다.연구진은 여러 암세포를 대상으로 캡사이신의 양을 10μM, 20μM, 50μM, 100μM(마이크로몰·백만분의 1몰) 등으로
각각 다르게 투여한 후, 자연살해세포 활성도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결과, 위암세포 AGS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자연살해세포 활성도(세포질 과립 방출 정도)가 캡사이신 투여 전 15%에서 고용량 50μM을 투여 후 10%로 활성도가 33% 감소했다.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측정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혈액암세포 221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자연살해세포 활성도가
캡사이신 투여 전 32%에서 50μM 투여 후 16%, 100μM 투여 후 4%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캡사이신 50μM은 보통 물 1ℓ에 매운고추 150g(15개 정도)를 먹는 양에 해당한다.
반면 저용량의 캡사이신 10μM, 20μM을 투여했을 때에는 자연살해세포 활성도가 28%, 27%로 투여 전 32%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아울러 캡사이신은 체내 수용체인 TRPV1 단백질과 결합해 항암활성을 나타내는데, 고용량의 캡사이신은
TRPV1과 결합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장애를 유도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TRPV1이 부족하거나 민감성이 떨어지는 30, 40대 이후 성인이 캡사이신을 다량으로 섭취했을 경우
암 발생이 촉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 교수는 "기존 캡사이신 연구는 암에만 국한됐던 반면 이번에는 항암면역세포 활성에 관한 최초의 연구"라며 "캡사이신에는
항암, 통증완화 등 유용한 생리 활성성분도 많은 만큼 적당하게 먹으면 좋지만 지나치게 매운 고추는 피하고,
많은 양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로티어 사업과 선도연구센터 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영국의국제 SCI 학술지 '칼시노제네시스(발암학회)' 최근호에 게재됐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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