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산수화 특별전
한여름 폭염을 식히는 데 이만한 전시가 또 있을까. 한국·중국·일본의 명품 산수화 109점을 모은 '산수화, 이상향을 꿈꾸다'전이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이상향(理想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오랫동안 인기를 끌었던 회화 주제. 18세기 조선 화단에서 쌍벽을 이룬 동갑내기 절친 이인문과 김홍도의 걸작 산수화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인문의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는 길이 8.5m, 폭 44㎝ 두루마리 화폭에 장엄한 대자연과 다양한 인간사(人間事)를 파노라마처럼 그려낸 대작이다. 끝간 데 없이 펼쳐진 강과 산 곳곳에 수산, 농경, 해운 등 백성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세필(細筆)로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다. 백성은 각자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군주는 덕으로 다스려 조화를 이룬 곳. 유교에서 꿈꿔온 이상향의 세계이다.
- 이인문,‘ 강산무진도’. 조선 18세기. 비단에 엷은 색. 길이 8.5m에 달하는 대작을 길게 펼쳐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중국 상해박물관, 일본 교토국립박물관에서 진귀한 소장품을 빌려왔고 이 중 42점은 국내에 처음 전시되는 작품이다.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주제로 그린 중국 14~15세기의 '귀거래도(歸去來圖)'는 메트로폴리탄의 대표 소장품. 일본의 '마지막 문인'이라 불리는 도미오카 뎃사이가 그린 대형 병풍 '무릉도원도'는 시원한 대형 화면이 더위를 잊게 한다. 9월 28일까지. (02)2077-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