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캐나다로 떠나는 꽃중년 여행
<시니어조선>과 캐나다관광청, 알버타관광청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멋진 꽃중년 3인에게 로키 트레킹이라는 액티브한 여행을 선물했다.
특별한 우정이 느껴지는 사연 응모로 행운을 거머쥔 한경표 씨 부부와 이광환 씨의 로키 트레킹 5박 7일 여정을 소개한다.
- ▲물결이 일기 전인 이른 아침에 찾은 덕에 그림처럼 아름다운 허버트 호수와 호수에 선명하게비친 템플 산을 함께 볼 수 있었다.
3년 전 33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아내와 함께 여행한 캐나다. 부부의 여행기록은 한경표 씨의 페이스북을 통해 꾸준히 포스팅 됐고 주변인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그리고 결국 부부의 끝없는 캐나다 여행담에 경표 씨의 죽마고우인 이광환 씨는 말도 없이 부부만 다녀온 여행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시니어조선>과 캐나다관광청의 꽃중년 여행 이벤트. 경표 씨는 주저 없이 사연을 신청했다. 흑백 사진 속 익살스러운 친구들의 모습과 중년이 되어서도 변함없는 그들의 우정에 높은 점수가 부여됐다. 결국 한경표 씨 일행에게 캐나다행 티켓이 주어졌다. 한경표 씨 부부는 서울에, 이광환 씨는 고향 광주에 각각 떨어져 살고 있지만 꾸준히 부부동반 모임을 가져온 덕에 셋은 여행 내내 사이좋은 오누이처럼 정다운 모습이었다.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품은 도시, 밴프
- ▲검은 암벽에 만년설이 쌓여 캐나다 원주민들이 ‘화이트 고스트’라고 부르는 아름다운 에디스 카벨 산을 배경으로 액티브한 포즈를 완성했다.
캐나다 로키를 가장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계절은 여름이다. 밴프는 캐나다 로키 관광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인구 1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연간 2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흡수하는 막강한 관광도시다. 캐나다의 비경 중 가장 먼저 일행을 반겨준 곳은 미네완카 호수. 밴프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호수로 우아한 아쿠아 마린색 호수 너머에 빽빽한 침엽수림과 웅장한 면모의 런들 산이 펼쳐져 있다.
- ▲밴프의 상징적인 존재로 전 세계 사람들이 동경하는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 보우 강과 스프레이 강이 나뉘는 녹음이 우거진 숲 속에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다.
두 번째 방문지는 마릴린 먼로 주연의 영영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지로 유명한 보우 폭포. 빙하수가 녹아 만들어진 폭포로, 근처에 다가가기만 해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수온이 낮다. 밴프는 1887년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그리고 1년 후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가 문을 열었다. 버펄로 스트리트 끝에 자리한 서프라이즈 코너에 들러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의 전경을 내려다보자니 호텔조차 숲의 일부로 느껴질 정도로 자연 친화적인 모습이었다.
밴프를 둘러싼 6개의 산과 빙하 그리고 호수
- ▲특수 제작 버스인 설상차 탑승을 위해 이동하는 길. 도로에서 보이는 것은 컬럼비아 대빙원에서 흘러나온 애서배스카 빙하의 끝자락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로키 트레킹은 관광과 트레킹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이지 트레킹’ 콘셉트로 진행됐다. 중년 이상의 여행객에게 주로 권하는 코스다. 그래서 둘째 날까지는 밴프와 재스퍼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 계속됐다. 오전 9시경 템플 산이 물그림자로 비쳐 흡사 훌륭한 데칼코마니 작품을 보는 듯 아름다운 허버트 호수를 감상했다. 크로풋 빙하를 보며 다시 달려 도착한 곳은 보우 호수. 보우 강의 원류로 길이 3.2km, 폭 1.2km의 아담한 곳이다. 뒤이어 비현실적일 정도로 파란색의 페이토 호수를 만났다.
- ▲530m 유리 바닥 플랫폼, 글래시어 스카이워크 전망대에 서면 캐나다 로키의 진면목을 더욱 가까이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한경표 씨 부부는 3년 전보다 훨씬 환상적인 푸른색의 페이토를 만나게 됐다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이후 은은한 옥빛 속살을 내보인 워터폴 호수를 거쳐 일행은 325㎢에 이르는 거대 빙하인 컬럼비아 아이스필드를 향해 출발했다. 설상차를 이용한 왕복 5km, 소요시간 약 1시간 30분의 대빙원 투어에 참가해 1만 년 이상 이 땅을 지켜온 애서배스카 빙하 위를 걸으며 새삼 대자연의 위대함을 실감했다. 빙하체험 후 이번엔 2014년 새롭게 시작된 ‘글래시어 스카이워크 전망대’ 투어에 도전했다.
- ▲컬럼비아 대빙원의 빙하수를 마시면 10년은 젊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꽃청년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며 빙하수로 건배 인사를 나누는 꽃중년 3인.
수만 년 전 빙하가 빚어낸 캐나다 로키의 절경을 하늘을 걷는 기분으로 만끽하며 최고의 전망을 즐길 수 있었다. 둘째 날 마지막 여행지는 에디스 카벨 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포로를 도와준 간호사 에디스 카벨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산에 그녀의 이름을 붙였다. 작년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의 영향으로 트레킹 코스의 대부분이 붕괴되고 사라진 모습이었지만 날개를 활짝 편 천사의 모습을 닮아 이름 붙은 엔젤빙하만은 건재한 모습이었다. 트레일 주변으로는 빙하가 사라진 자리에 새롭게 뿌리를 내린 작은 침엽수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차가운 미러 호수의 물에 ‘큰 벌집 모양’이라 해 이름 붙은 빅 비하이브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친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영화 ‘가을의 전설’, ‘흐르는 강물처럼’의 멋진 플라이낚시 장면을 촬영한 보우 강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꽃중년! 로키 트레킹의 감격을 맛보다
- ▲빅 비하이브 정상에 오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레이크 루이스의 전경. 터키석이 연상되는 진한 색 호수 배경은 훌륭한 사진촬영 장소다.
유키 구라모토의 ‘레이크 루이스’를 들으며 트레킹의 시작점인 레이크 루이스로 향했다. 빅토리아 여왕’의 딸 루이스 공주의 이름을 붙인 레이크 루이스는 신비로운 청록빛 자태로 우리를 반겼다. 이곳 호수들의 색이 푸른 이유는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지표의 석회 성분이 호수로 섞여들어 갔기 때문이다. 레이크 루이스 바로 앞에 있는 샤토 레이크 루이스는 빅토리아 양식의 우아한 목조 호텔이다. 신비로운 레이크 루이스의 경관을 품고 있어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꿈의 호텔로 불리고 있다.
- ▲티 하우스에서 만난 캐나다 산갈가마귀. 잣을 사고 사는 새이지만 티 하우스를 찾는 사람들과 자주 접촉한 탓인지 관광객들에게 접근해 음식 부스러기를 얻어 먹기도 했다.
오늘 트레킹 코스의 총 거리는 11km. 레이크 루이스에서 출발해 미러 호수와 아그네스 호수를 거쳐 빅 비하이브에 오르는 코스로 로키 트레킹 코스 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완만한 경사의 산에 오르며 시간,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레이크 루이스의 호수 빛깔을 감상할 수 있다. 그렇게 1시간 반 정도를 올라 미러 호수에 도착했다.
- ▲보우 강을 배경으로 달리는 캐네디언 퍼시픽 화물열차. 현지인도 몇 시간씩 대기해야만 볼 수 있다는 경치를 운 좋게도 차에서 내린 지 몇 분 만에 만났다.
빅 비하이브의 당당한 위용이 미러 호수 위로 비쳐 한껏 기대감을 높였다. 다시 오른쪽으로 길을 꺾어 30분가량 가면 폭포가 나오는데 그 옆의 계단을 오르면 아그네스 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호수 옆 티하우스에서 추운 몸을 녹여줄 따뜻한 차와 쿠키를 맛본 뒤 다시 길을 재촉해 급경사의 등산로를 1시간 정도 올랐다. ‘악마의 엄지손가락’이라는 기암이 이어지는 능선을 거쳐 다시 30분을 걸으면 드디어 빅 비하이브 정상의 정자가 보인다.
- ▲트레킹 중 만난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 빅 비하이브, 라치밸리 코스의 경우 트레일이 완만해 승마를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한경표·김영미 부부는 빅 비하이브에서 내려다본 레이크 루이스의 전경과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의 모습을 보고 “이 장면을 보는 것이 캐나다에 다시 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광환 씨 역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이곳에서만큼은 제대로 된 사진을 남겨보겠다는 열의를 보였다. 하산할 때는 고개를 돌아 아그네스 호수 반대쪽 숲길로 내려왔다.
- ▲밴프와 관련된 기념품과 각종 등산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밴프 다운타운. 높이 제한 정책에 의해 3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어 건물들이 낮고 아담한 모습이다.
- ▲인디언 수공예품 판매점. 캐나다 로키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동물을 비롯해 인어로 추정되는 생물의 박제 등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박물관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빅토리아 산이 우아하게 호수를 품고 있던 레이크 루이스와 달리 모레인 호수는 험상궂은 텐픽스가 호수의 보디가드 역할을 자청하고 있는 듯 보였다. 모레인 호수에소 조금만 올라가면 라치밸리 트레일이 펼쳐진다. 템플 산, 피나클 산, 에펠 피크. 해발 3,000m 이상 산들에 둘러싸인 라치밸리는 울창한 침엽수림과 모레인 호수의 자태를 감상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9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눈부신 노란색으로 변해 장관을 이루는 곳이지만 웨스턴 아네모네, 옐로 레이디 슬리퍼 등의 각종 야생화가 숲을 장식하는 여름 또한 아름답다. 널찍한 벤치가 놓인 분기점에서 일행의 발길은 에펠호 방향을 향했다.
- ▲알버타 주 대평원에서 사육된 최고 등급의 소고기 ‘앵거스’를 맛보는 호사를 누렸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고기 맛’이라는 표현을 완벽히 이해한 행복한 식사였다.
- ▲이따금 나타나는 야생동물과 협곡에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은 식물들이 시원한 계곡물과 어우러져 최상의 여름 산책로를 제공하는 존스턴 협곡.
밴프곤돌라와 존스턴 협곡 트레킹
밴프 곤돌라를 타고 설퍼 산 정상에 올라 밴프 시내와 터널 산, 런들 산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보우 강의 모습을 보며 4일간의 관광일정을 되짚어봤다. 1903년의 기상관측소를 재현한 샘슨 피크까지 산책로를 통해 가볼 수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어 파노라마로 펼쳐진 전망 속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 날이니만큼 존스턴 협곡을 찾아 가볍게 트레킹을 즐기기로 했다. 존스턴 강이 대지를 깎으며 만들어낸 깊은 협곡인 존스턴 협곡에는 시작점부터 약 1km 걸으면 나타나는 로어 폭포(Lower Falls)와 그곳에서 다시 1.6km 가면 나오는 어퍼 폭포(Upper Falls)까지 2개의 폭포를 관람했다. 산책을 즐기며 볼 수 있는 거대한 협곡과 다양한 식생 또한 즐거운 볼거리다.
- ▲밴프 곤돌라를 타고 탁 트인 설퍼 산 정상에 올라 밴프 전체를 발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다. 성수기인 여름에는 약간의 대기시간이 발생한다.
와일드 라이프가 살아 있는 캐나다 로키
◇큰뿔양
염소와 꼭 닮은 모습에서 유추할 수 있듯 소과로 분류되지만, 양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빅 비하이브 정상에서 만난 빅혼십은
카메라 셔터 소리에 미동도 없이 느릿느릿 섰다 걷기를 반복했다. 로키를 대표하는 동물로 동그랗게 말린 큰 뿔은 수컷에게만 있다.
◇흑곰
민들레꽃을 찾아 산 밑으로 내려온 곰을 여러 마리 볼 수 있었다. 몸집에 비해 너무도 작은 민들레꽃을 입으로 톡톡 따먹는 모습이
무척 의외였다. 곧 열매를 맺을 버펄로베리는 하루 20만 개 이상 섭취한다고 한다. 몸길이는 150~180cm.
◇흰꼬리사슴
흰꼬리사슴은 검은 꼬리의 뮬사슴과 달리 꼬리가 하얗다. 수컷에게만 뿔이 있으며 털 색은 여름에는 적갈색, 겨울에는 회갈색이다.
몸길이 85~205㎝, 어깨높이 80~110㎝, 몸무게 약 145~205㎏이다. 예민한 편이라 사람을 보면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