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亭子

내 편인 듯 내 편 아닌 내 편 같은 친절한 시어머니와의 밀고 당기기

yellowday 2014. 7. 7. 22:30

입력 : 2014.07.01 06:00

며느리 입장에서는 무서운 시어머니 못지않게 너무 친절한 시어머니 역시 불편하다. 내 편인 듯 가깝게 느껴지다가도

불현듯 과잉 친절로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시어머니와의 밀당에서 승리하는 방법.

신부들이 결혼 후 만나게 되는 시어머니의 모습은 예상보다 다양하다. 싫은 내색을 서슴지않는 시어머니가 있는 가하면,

마냥 친절하게 속을 긁는 시어머니도 있다. 물론 여느 드라마 악역처럼 겉으로 웃고 뒤로는 복수의 칼날을 가는 식은 아니지만,

싫은 소리 한마디 할 수 없도록 잘해주면서 온갖 간섭을 하는 시어머니가 마냥 좋지만은 않다.

특히 살아온 환경이나 생활 패턴이 현저히 다른데도 이를 무시한 채 생활 습관을 바꾸려는 친절은 매우 곤란하다.

여기에 영원히 내 편일 것 같은 남편도 친절한 어머니 앞에서 누가 잘못 했는지를 가늠하지 못해 어찌 할바 모른다.

이 정도가 되면“아니, 우리 어머니가 당신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왜 그러는거야?”라는 말을 듣더라도 마땅히 대응할 말을 찾기도 힘들다.

참으로 답답하다. 매사에 시어머니와 마찰이 일어나지만 본인의 속만 탈 뿐 아무도 이에 대해 해결 방안을 알려주지 않고,

원인 또한 눈으로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아, 답답하기만 한 마음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친절한 시어머니 때문에 곤란을 겪는

3인의 신부를 통해 해답을 찾아보자.

원하지 않는 물질 공세는 그만

CASE 1 잘되든 못 되든 본인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집하는 A양은 결혼 후 시어머니의 남다른 배려에“앙대여~”를 연발

 외치고 있다. 실제로 크게 자각하지 못했지만 둘의 갈등은 이미 혼수를 장만할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그녀가 선택한 가구가 신혼집에 들어가자 시어머니는 돈을 더 보태주며 본인이 선택한 좋은 가구로 바꿔주는 것에서 시작해

 미리 준비 해두었다며 이것저것 살림을 꾸려주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때는 좋은 마음 반, 간섭받는 마음 반이었다.

 더구나“혼수를 더 해오라는 시어머니도 많은데 알아서 준비해주고, 얼마나 좋으냐”는 주변 반응에 사실 마음이 좋은쪽으로

기운 것도 사실. 그러나 결혼 후 이와 비슷한 일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이는 친절이 아닌 간섭이라 여겨진다.

시어머니 딴에는 배려하는 마음에서 하는 일이라 도움을 준다고 할 때 딱 잘라 거절하기도 힘들고, 그냥 하자는 대로 따르자니

영 맘이 개운치 못해 불편하기까지 하다.

SOLUTION 이것저것 선물을 사주며 친절을 베푸는 시어머니. 다른 한편에서는 잔소리하고 구박하는 시어머니보다 낫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는 본인이 당해봐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는 것. 결혼 생활은 어디까지나 부부인 두 사람의 소관인데

사사건건, 하다못해 집안 살림까지 간섭을 한다면 말 못 할 짜증은 반드시 더해지기 마련이다.

이처럼 시어머니가 친절을 베푼답시고 며느리가 구입한 물건을 바꾸라 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것으로 교체하길 원한다면 물건마다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줘라.“ 이건 친정 어머니께서 저결혼하면 주려고 오래도록 간직하신 거라 계속 사용하고 싶어요.”

등의 말을 반복해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의사 결정을 존중할 수 있도록 하자.

시도 때도 없이 챙겨주는 시어머니

CASE 2
B양은 가능하면 시댁을 멀리하라는 고참 주부들의 충고를 듣지 않아 뼈아프게 후회 중인 케이스. 결혼 후에도 계속

직장 생활을 하기로 맘먹은 터라 늘 남편을 챙겨주던 시어머니 곁에 신혼집을 마련하는것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평소에도 밑반찬 등을 잘 챙겨주시는 성격이라 아이가 생길 경우 어느 정도 시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할 요량이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제집 찾듯 시도 때도 없이 들락날락하는 시어머니로 인해 현재는 스트레스가 포화 상태. 대부분 집안 식구들이

없는 낮시간에 찾아와 밀린 빨래며 청소는 물론 저녁까지 차려 놓고는 마치 우렁각시처럼 사라지기에 하루도 마음 편히 집을

 비우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집열쇠를 내놓으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 물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와 잡다한 집안일을 다 해주니

고마운 마음이 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매일 어수선한 집을 두고 나오려면 오히려 더욱 불편하고 신경이 쓰인다.

몸이 지치고 힘들어도 집안 청소를 직접 해야 하고, 시어머니에게 쓴소리 들을 일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러한 시어머니의 행동이 싫어서 몇 번이고 웃는 얼굴로“죄송하니 하지 마시라”고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말라”는 것. 평소 예민한 성격은 아니지만 살림을 시어머니가, 그것도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마음대로 한다니 맘이 놓이질 않는다.

SOLUTION 이런 경우 우선은 경계를 분명히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안방 등 집안의 중요 공간은 열쇠로 잠근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프라이버시를 지키자. 그러고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지키고 싶고 어머니에게도 죄송하니

 부부가 있을때만 방문해 달라고 말이다.

반복 학습을 좋아하는 선생님

CASE 3 C양는 명절이나 가족 모임 때면 언제나 짜증이 밀려온다. 이미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인 그녀에게 또 다른 선생님이 있으니, 언제나 며느리에게 많은 걸 가르쳐주려는 고마운(?) 시어머니다. 시댁을 방문하면 요리하는 법은 물론 살림하는 법, 소소한 예절에 이르기까지 시어머니는 그녀에게 너무도 세세하고 자상한 선생님이 되기를 자처한다. 심지어 명절이 되면 장보기부터 시작해서 제사 음식 만드는 법, 차례 지내는 과정까지 일일이 설명한다. 듣고 있으면 기본적인 명절 스트레스에 시어머니 스트레스까지 가중된다. 더구나 가르치는 레퍼토리도 언제나 한결같으니 이건 재방송이 아닌 삼방, 사방을 보는 기분으로 시어머니를 대하게 된다. 이제는 지겨워서 그만 알려주었으면 좋겠는데, 매번 새로운 것을 가르쳐주는 듯 열심히 설명하는 시어머니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SOLUTION 대부분의 경우 결혼 후 남이었던 시어머니와 크고 작은 트러블을 겪는데, 이럴 때는 완벽하게 친해질 수는 없더라도 빨리 적응을 하고 개선할 사항이 있다면 그에 대한 대안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여 푸는 것이 좋다. 그러나 C의 경우 후자를 선택하기에 앞서 시어머니의 가르침을 따로 받지 않아도 될 수준으로 요리나 살림하는 법 등을 알아둬야 한다. 당장은 직접 요리를 하여 맛을 낼 줄 모르더라도 기본적인 요리법들을 외우고, 명절 등 행사에 필요한 절차들도 따로 공부해두자. 그런 다음 시어머니가 가르치기 시작할 때 맞장구를 치거나 아는 바를 미리 이야기하며 더 이상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간접적으로 어필하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차근차근 해결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