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文史 展示室

올여름 수놓을 古미술… 눈이 호사롭구나

yellowday 2014. 7. 3. 07:03

 

입력 : 2014.07.03 03:02


올여름 수놓을 古미술… 눈이 호사롭구나

- DDP 간송문화전 2부 '보화각'
미인도·금동삼존불감 등 각 분야 최상급 유물 114점

- 호림박물관 특별전 '백자호 Ⅱ…'
龍·사군자 등 그려진 청화백자, 草花 문양의 철화백자도 전시

고미술 애호가들에게 7월은 안복(眼福)의 계절이 될 것 같다. 국내 대표 사립 박물관인 간송미술관과 호림박물관이 지난 1일과 2일 나란히 새 전시를 개막했다. 혜원 신윤복(1758~?)의 '미인도'를 서울 동대문에서, 조선시대 국보 청화백자를 강남 신사동에서 볼 수 있다.

조선 최고의 미인, 동대문으로 첫 외출

조선 후기 한양 기생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녀가 요염한 자태로 관람객을 유혹한다. 쌍꺼풀 없는 맑은 눈매에 탐스러운 가체머리, 젖가슴이 드러날 만큼 단이 짧은 저고리에 풍만하게 부풀어 오른 치마가 관능적이다. 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디자인박물관에서 개막한 '간송문화전' 2부 '보화각'에서 이 새침한 조선 미인을 만날 수있다. '미인도'가 간송미술관 울타리 밖에서 전시되는 건 처음이다.


	고미술 특별전이 서울 강남과 강북에서 나란히 개막했다. 작품 ①④⑤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간송문화전, ②③는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전시에서 선보인다. ①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②17세기 ‘백자철화국화문호’. ③18세기 ‘백자청화운룡문대호’. ④겸재 정선의 ‘압구정’. ⑤국보 73호 ‘금동삼존불감’ 사진
고미술 특별전이 서울 강남과 강북에서 나란히 개막했다. 작품 ①④⑤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간송문화전, ②③는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전시에서 선보인다. ①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②17세기 ‘백자철화국화문호’. ③18세기 ‘백자청화운룡문대호’. ④겸재 정선의 ‘압구정’. ⑤국보 73호 ‘금동삼존불감’. /간송미술문화재단·호림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는 지난달 15일 막을 내린 1부 '간송 전형필'의 후속 전시. 1부가 간송이라는 인물과 문화재 수집 일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각 분야 '명품'이 총출동했다. '미인도'를 비롯해 겸재 정선의 '압구정(狎鷗亭)' '풍악내산총람(楓岳內山總覽)', 단원 김홍도의 '황묘농접(黃猫弄蝶)', 추사 김정희의 '고사소요(高士逍遙)', 탄은 이정의 '풍죽(風竹)' 등 44점의 간송 소장품이 새로 나왔다. '훈민정음해례본(국보 제70호)'과 '혜원전신첩(국보 제135호)', 현재 심사정의 '촉잔도권' 등 1부 전시에 나왔던 주요 작품까지 합해 114점이 출품됐다.

'보화각'은 간송(澗松) 전형필(1906~1962)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사립 박물관 이름으로 간송미술관의 전신이다. 당시 간송의 스승 위창 오세창 선생이 '빛나는 보물을 모아둔 집'이라는 뜻에서 이름 붙였다. 지난 1부 전시에는 77일 동안 모두 12만1460명이 다녀가 성북동에서 열리던 전시의 평균 관객 수를 훨씬 웃돌았다. 백인산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은 "앞으로 DDP에서는 대중을 겨냥한 전시를,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는 학술적 성격의 전시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9월 28일까지. 관람료 8000원. 070-4217-2524

순백 항아리에 입힌 청아한 그림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이 서울 강남 신사분관에서 1일 개막한 '백자호Ⅱ-순백에 선(線)을 더하다'는 박물관 소장품 중에서 엄선한 청화·철화백자를 선보인다.

청화백자는 조선시대 때 회회청(回回靑)이라 불린 값비싼 코발트 안료로 문양을 그려넣은 도자기. 조선에서는 15세기 중엽부터 제작되기 시작했다. 15~16세기 청화백자는 순백 바탕에 구현한 청아한 문양이 특징으로, 도화서 소속 화원이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주로 왕실에서 사용한 최고급 도자기였다. 전시장 2층 독립 공간에 놓인 18세기 '백자청화운룡문대호'가 감상 포인트. 푸른 청화 안료로 세밀하게 그린 용의 모습이 3면 거울에 비쳐 조선 왕실의 위엄을 내뿜는다.

3층에선 궁중화원이 사군자를 그려넣어 문기(文氣) 넘치는 청화백자 항아리를 따로 전시했다. 뚜껑 달린 15세기 '백자청화매죽문호(국보 222호)'가 입구에서 빛을 발한다. 호림박물관 소장품 중 가장 비싼 유물로 한옥 한 채에 100만~200만원 하던 1972년에 박물관 설립자 윤장섭 회장이 40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고 한다. 4층 전시실에 놓인 철화백자들은 자유분방하면서도 멋스럽다. 호방하게 쓱쓱 그린 초화(草花) 문양이 현대 추상화 같다. 10월 18일까지. 관람료 8000원. (02)541-3523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