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용기에 함유된 화학물질 비스페놀-A(BPA)가 남성의 정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과학전문지 ’임신과 불임’(Fertility and Sterility)에 따르면 미국 건강보험사 카이저 퍼머넌트의 데쿤 리 박사 연구팀은 중국의 한 공장 근로자 514명을 대상으로 5년간 소변 내 BPA 농도와 정자 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소변에서 BPA가 검출되는 남성은 BPA 미검출 남성에 비해 정자 농도(정액 1㎖ 속에 들어 있는 정자 수)가 낮을 확률과 정자의 운동능력이 좋지 않을 확률 등이 2~4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BPA가 남성의 생식능력뿐 아니라 암이나 신진대사 관련 질병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리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BPA가 정액의 질을 변화시키거나 (단순 성기능 저하가 아닌) 생식 계통에 병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젖병과 음료수 병 등 플라스틱 용기 강화제로 쓰이는 화학물질 BPA는 강한 세제나 고온의 액체에 노출될 경우 녹아내려 인체에 흡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부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됐으며, 캐나다는 지난 14일 BPA를 독성물질로 공식 규정했다.
cindy@yna.co.kr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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