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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검진 논란] 검진 만능주의 부작용… 병 찾다 건강 해친다

yellowday 2014. 3. 26. 19:32

 

입력 : 2014.03.26 07:00

건강검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병을 초기에 발견하면 최소한의 치료만으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암환자 생존율은 크게 높아졌다. 국내 암환자 5년생존율은 1993~1995년 41.2%에서 2007~2011년 66.3%로 25.1% 올랐다.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위암은 조기 진단 비율이 50%가 넘으면서 1990년대 1만2000여명이었던 사망자 수가 2010년 1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검진만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검진 만능주의'에 빠져 생기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임상적인 효과가 밝혀지지 않았거나, 불필요한 방사선 피폭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검진을 받기 위해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DNA 분석을 통해 질병의 위험성을 미리 예측한다는 유전자 검사는 수만 가지 질병 원인 중 한두 개만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암을 초기에 찾아낸다고 홍보되고 있는 펫(PET) CT는 방사선 피폭량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찾아내는 질병 정보가 거의 없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갑상선 초음파 검사도 과잉 검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999년 3300명에 불과하던 갑상선암 환자가 건강검진이 대중화된 2000년대 이후 매년 평균 23.7%씩 늘었다. 유방암 5.9%, 대장암 5.6%의 4배가 넘는다.


	가족력이 있거나 자가면역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갑상선암을 찾기 위해 일부러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의료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검사로 인한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가족력이 있거나 자가면역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갑상선암을 찾기 위해 일부러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의료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검사로 인한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같은 과잉 검진은 과잉 치료로 이어지기 쉽다. 대한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조직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는 0.5㎝ 미만의 갑상선 결절인데도 "혹시 모르니 일단 없애자"는 의사의 권유를 받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다. 환자들이 수술을 요구하기도 한다.

유방암 검진에서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4~5㎜짜리 단순 지방선종이 발견되면 대부분 맘모톰(유방조직을 떼내는 시술법)으로 떼어낸다.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선종이 암으로 밝혀질 경우에 대비한 방어적인 치료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외과 한원식 교수는 "이런 경우 맘모톰 시술로 얻는 것은 심리적인 위안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잉 치료 탓에 삶의 질도 떨어진다. 갑상선을 절제하면 호르몬 조절 기능이 떨어진다. 위암 환자의 40%는 0~1기 단계에서 암이 발견된다. 내시경 시술이나 부분절제수술만 해도 5년생존율이 90%가 넘고 전이·재발 확률도 낮기 때문에 부작용이 작지 않은 항암치료까지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재발·전이를 예방한다며 수술 후 항암제까지 처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연세암병원 노성훈 병원장은 "조기 위암 환자의 항암치료는 의학적 근거도 없고 윤리적으로도 문제"라고 말했다.

/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