貴한 이미지들

까치집 짓기

yellowday 2014. 3. 17. 00:54

입력 : 2014.03.14 10:12

경의선 풍산역 승강장 안이다. 한 쌍의 가치가 연신 드나든다. 까치 두 마리가 전철이 지나가는 승강장 안의 건물 천장 턱이 진 좁은 곳에 집을 짓기 위하여 마른 나뭇가지를 물고 와서 집을 지으려 한다. 턱이 진 공간이 좁아 아무리 애를 써도 나뭇가지가 잘 엉켜지지 않는다.

나무 위에 집을 짓는 경우와 전혀 다르다. 곧장 아래 철길 위에 떨어지고 만다. 대여섯 가지만 남아 있고 또 물고 온 가지는 떨어지고 만다. 철길 위에는 수북하게 쌓였다. 불가능해 보인다. 처마 밑에 집을 지어 새끼를 치던 제비가 생각난다.
 
제비는 끈적한 물질을 물어다가 집을 짓지만, 까치집은 나뭇가지만 이용해 서로 얽히게 하여 층을 쌓는다. 그렇기에 나무 위나 철탑 등에 둥지를 튼다. 전철 승강장 안의 천장 벽면에는 그런 곳이 없다. 나뭇가지를 가로질러 얹을 턱이 없다. 거푸집을 얹을 바탕이 없다.

지난 늦가을부터 계속 반복이다. 포기하지 않는다. 알을 낳을 시기는 가까워져 온다. 애처로워 보이기도 한다. 분명 가능하다는 까치의 생각일까? 전철을 탈 때면 나는 이 까치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본다. 하나의 까치집이 지어지는 날, 나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환희하리라. 그리고 배우고 싶다. 끊임없이 불가능에 도전하는 까치의 자세를!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