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文史 展示室

"장우성의 성모자상, 우리 고조할아버지 그림이랑 닮았네요"

yellowday 2014. 2. 23. 08:26

입력 : 2014.02.20 23:29

御眞화가 채용신 후손 채시라… 근현대회화전 찾아 '황소' 등 관람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기사 로고 이미지
"어, 이 그림은 우리 고조할아버지가 그리신 '운낭자(雲娘子)27세상'하고 비슷한데요. 단정한 앞가르마의 여인 하며, 아이 안은 폼도 그렇고요."

20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는 '명화를 만나다-한국 근현대 회화 100선'을 찾은 배우 채시라가 장우성(1912~2005)의 '성모자상'(1954년)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채시라의 고조부는 고종의 어진(御眞·임금의 초상)을 그린 근대 최고의 초상화가 채용신(1850~1941)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고조할아버지의 도록을 보여주시며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어요. 저도 어렸을 때 그림에 소질 있다는 얘기를 꽤 들었고요.(웃음)" 예술을 가까이한 가풍 덕분에 주요 전시는 꼭 둘러본다는 채시라는 "근현대전도 꼭 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왔다"며 웃었다.


	“표면이 화강암 같아요. 아련하고, 자꾸만 그림 속으로 빨려드는 기분이랄까.” 20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명화를 만나다-한국 근현대 회화 100선’을 찾은 배우 채시라<오른쪽>가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년)을 보고 있다
“표면이 화강암 같아요. 아련하고, 자꾸만 그림 속으로 빨려드는 기분이랄까.” 20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명화를 만나다-한국 근현대 회화 100선’을 찾은 배우 채시라<오른쪽>가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년)을 보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화가의 현손(玄孫)임을 입증하듯 그는 반(半)전문가의 눈으로 그림을 평했다. 42년 만에 동시에 걸린 이중섭의 소 그림 석 점 앞에선 비교 분석에 나섰다. "빨간 배경의 이 '황소'(개인 소장)는 수소라는데 암소같이 부드러워요. '흰 소'(홍익대박물관 소장)는 편안한 느낌이고, 이 '황소'(서울미술관 소장)는 비슷한데 돌진하는 것 같아요." 세 작품 중엔 개인 소장 '황소'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집에 이 그림이 있거든요. 아, 진품은 아니에요. 하하!"

채시라는 종이가 없어 담뱃갑 은지(銀紙)에 그림 그린 이중섭을 떠올리며 두 자녀와 우편 봉투에다 그림 그리곤 한단다. "방학 끝나기 전에 아이들하고 함께 전시에 또 와야겠어요." 전시 3월 30일까지. 문의 (02)318-5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