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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2014] 이 악문 17세 막내… 거짓말 같은 막판 역전극 보셨습니까

yellowday 2014. 2. 19. 04:16

 

입력 : 2014.02.19 03:00

[女쇼트트랙 계주 8년만에 金]

반바퀴 남기고 2위 한국, 마지막 주자 심석희가 바깥쪽에서 추월 시도
폭발적 스퍼트로 역전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팀이 '밴쿠버의 악몽'을 씻고 8년 만에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

조해리(28·고양시청), 박승희(22·화성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 심석희(17·세화여고)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18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계주에서 4분09초498의 기록으로 캐나다와 이탈리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1994·1998· 2002·2006 올림픽 여자 계주에서 4연패(連覇)를 달성했던 한국은 2010 밴쿠버올림픽에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중국 선수를 밀쳤다는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을 당했다.

밴쿠버올림픽 계주 멤버였던 박승희와 조해리는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소치에 왔다. 밴쿠버올림픽 당시 팀의 막내로 실격 판정을 받고 하염없이 울었던 박승희는 1번 주자로 스타트라인에 섰다. 관중석에선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25·서울시청)가 '다치지만 말아죵. 이미 당신들은 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에이스’의 막판 질주가 빛났다. 심석희(맨 앞)가 18일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 선수를 제치며 1위로 결승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4분09초49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에이스’의 막판 질주가 빛났다. 심석희(맨 앞)가 18일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 선수를 제치며 1위로 결승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4분09초49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경민 기자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한국은 박승희·심석희·조해리·김아랑 순으로 달렸다. 함께 금메달을 따낸 공상정(18·유봉여고)은 준결선만 뛰고 결선엔 빠졌다. 초반부터 선두로 내달린 한국은 16바퀴를 남기고 중국에 1위를 내주고 이후 3위까지 처졌다. 하지만 김아랑이 11바퀴를 남기고 2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9바퀴를 남기곤 박승희가 선두를 탈환했다.

이후엔 숨 막히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세 바퀴를 남기고 중국에 선두 자리를 다시 내준 한국은 두 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에이스' 심석희가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주자 교대 순간 중국 선수에 부딪히며 약간 멈칫거렸던 심석희는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한 바퀴를 남기고 중국 선수에 바짝 따라붙은 심석희는 아웃코스로 과감히 추월을 시도해 반 바퀴를 남긴 지점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빅토르 안(29·안현수)이 한국 대표 시절이던 2006 토리노올림픽 남자 5000m계주 결선에서 한 바퀴를 남기고 엄청난 속도로 '바깥쪽 추월'에 성공한 장면이 연상되는 폭발적인 스퍼트였다.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은 얼싸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중국은 2바퀴를 남기고 리젠러우의 엉덩이를 밀고 레이스를 끝낸 판커신이 한국의 마지막 주자 심석희의 진로를 방해하는 바람에 실격 판정을 받았다.

심석희, 박승희, 김아랑은 22일 여자 1000m에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심석희는 경기 후 "다 같이 웃을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우승 순간 소름 끼쳤다"고 말했다. 박승희는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빼앗겼을 때 함께 뛰었던 (김)민정, (이)은별 언니와 지금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