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2.23 03:02
하와이·괌으로 베이비문 유행… 高價 여행 패키지 쏟아지지만 실제론 일반상품과 별 차이없어
"배 속 아이에 좋다" 명분 아래 유아용품만 잔뜩 사오는 셈
이달 초 예비 엄마 김나영(27)씨는 남편과 함께 괌으로 '태교 여행'을 다녀왔다. 자주 들르는 인터넷 육아·주부 카페에 잇따라 올라오는 태교 여행 글을 보고 '나도 우리 아이를 위해 해외여행을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괌으로 태교 여행을 다녀왔다는 엄마들은 "괌에선 무조건 P브랜드 아기 옷을 사와야 한다" "유아 용품 100만원어치를 사오면 비행기 값을 버는 셈" 등의 조언을 쏟아냈다. 김씨 역시 괌에서 아기 용품을 200만원어치나 샀고, 총비용으로 600여만원을 섰다. 김씨는 지금 여행을 다녀온 걸 후회하고 있다. 그는 "여행 도중 남편이 '어떻게 4박5일 내내 쇼핑만 하느냐'며 화를 내 기분이 상했고 딱히 태교 여행이라 할 만한 프로그램도 없었다"며 "괜한 짓을 해 오히려 태교에 안 좋은 영향을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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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규
이렇게 떠난 태교 여행은 대부분 유아 용품과 명품을 수백만원어치씩 사오는 쇼핑 여행으로 변질되고 있다. 22일 확인 결과, 포털사이트에는 "하와이 유아 용품은 한국의 반값" "눈에 보이는 대로 집어왔다" "유아 용품이라 그런지 세관에 전혀 잡히지 않는다" 등의 후기 글이 하루에도 30~40건씩 올라오고 있었다. 반대로 "태교를 하러 간 건지 돈을 쓰러 간 건지 모르겠다" "우리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엄마 쇼핑 가자' 할 것 같다"는 자조 섞인 불만 글도 수십 건씩 쏟아졌다.
태교 여행 풍조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안호용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엄마들 사이에 태교에 관한 담론이 활성화되자 시장(여행사)에서 이를 상품으로 활용해 태교 여행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며 "'태교를 잘못해 애가 뒤처진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너도나도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예비 엄마들이 '아기를 위한 것'이라는 핑계를 대고 자신의 과시욕과 허영심을 채우는 것은 아닌지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며 "오히려 남들이 하는 것을 좇아 태교 여행을 가는 소비 행태가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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