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 가본 國內

나를 설레게 하는 또 다른 겨울, 온천여행

yellowday 2013. 12. 5. 15:40

 

나를 설레게 하는 또 다른 겨울, 온천여행

가을인가 싶더니 계절은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었다. 모처럼 사둔 가을 외투를 몇 번 입어보지도 못한 채,

11월 중순부터 몰아치던 칼바람은 급기야 서울에 첫눈까지 데려왔다. 

출근길 얼어붙은 아침 공기 사이로 하얀 입김이 번질 때,  퇴근길 골목 어귀의 붕어빵이나 군고구마 냄새가 유혹할 때 

'겨울'이 왔음을 실감한다. 아직 낙엽도 다 지지 않았는데 말이다.

겨울이 되면 몸도 마음도 둔해져서 만사가 귀찮다. 밤이 길어질수록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점점 힘들어진다. 

맨손을 내어놓으면 꽁꽁 얼어붙고마는 요즘, 절실히 떠오르는게 있다. 바로 추위를 노곤히 녹여주는 따뜻한 '온천'이다.

나를 설레게 하는 또 다른 겨울, 온천여행

지금 상상해보라. 뽀얀 수증기 모락모락 피어나는 뜨끈한 노천온천을. 몸은 식빵 위 버터처럼 노곤노곤 녹아내리는 가운데,

물 밖으로 드러난 얼굴과 머리엔 차갑고 가벼운 바람이 스치듯 불어온다.

투명한 겨울 공기를 천천히 들이마쉬며 온천탕에 비스듬히 기대니 눈 앞엔  눈꽃 피어난 겨울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있다. 그

러고보니 어느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소록소록 쌓이는 눈을 바라보며 따뜻한 온천에 상념을 씻어낸다.

체온이 뜨끈히 달아오르면 밖에 나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켤 계획이다. 그 다음엔 폭신한 이불에 드러누워 보고싶었던

책도 좀 읽고 휴대폰에 담아온 영화도 좀 봐야지. 귤 하나 까먹으며 밀린 수다를 나눠도 좋겠다. 어차피 겨울밤은 길고, 나는 지금 휴가 중이니까.

나를 설레게 하는 또 다른 겨울, 온천여행

내가 상상한 나의 '겨울 온천여행'은 대략 이런 풍경이다. 한없이 게으르고 스스로에게 관대한 시간. 수고한 나의 1년을 토닥이고

다가올 새해를 반기는 시간. 사실 진정 힐링이 필요한 것은 지금 이 시기가 아니던가.
나와 같은 당신에게 추천하는 오늘의 여행은, 온천. 그 중에서도 주말에 훌쩍 다녀올 수 있는 '온천의 나라' 일본 여행을 소개하고자 한다.

# 1. 설탕 雪湯 온천을 꿈꾼다면 홋카이도

아는 사람만 안다는 홋카이도의 온천마을 기타유자와, 명수정(메이스이테이) 료칸

아는 사람만 안다는 홋카이도의 온천마을 기타유자와, 명수정(메이스이테이) 료칸

'눈 내리는 노천온천'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역시 홋카이도(北海道 북해도)다. 열도 최북단에 위치해 가장 긴 겨울과 가장 많은 강설량을 자랑하는 이 땅은, 특히

겨울에 환상적인 설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맛있는 음식 많기로도 소문난 지역답게 다양한 특산물이 있어 몸도 마음도 배부르게 살 찌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랄까?

노보리벳츠 온천의 '호텔 마호로바'

노보리벳츠 온천의 '호텔 마호로바'

홋카이도의 다양한 온천마을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곳은 단연 '노보리벳츠' 하루 1만톤 이상의 온천수가 쏟아지는 대규모의 온천 마을이 형성되어

일본인들에게도 '온천 여행지'로서 인기 만점이다. 또 주변에 '지다이무라'와 같은 민속촌이 있어 즐길거리가 풍부하기도 하다. 

삿포로에서 가장 가까운 온천마을 '죠잔케이'의 설경

삿포로에서 가장 가까운 온천마을 '죠잔케이'의 설경

혹시 짧은 일정으로 머무른다면 삿포로에서 가장 가까운 온천마을  '죠잔케이'도 추천한다. 삿포로에서 편도 1시간 거리로, 당일치기로도 다녀올 수 있는

온천마을이기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의 전설 속 요괴 '캇파'가 트레이드마크로,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소박한 온천마을이다.

나를 설레게 하는 또 다른 겨울, 온천여행

그 밖에도 바다처럼 넓은 도야 호수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도야 온천' 또한 인기. 시리도록 눈부신 겨울 설원과 따뜻한 온천욕이

공존하는 지역, 홋카이도는 역시 겨울에 가장 주목받는 온천 여행지 중 하나다.

# 2. 가까운 힐링, 규슈

구로카와 온천

구로카와 온천

도쿄보다 부산이 더 가까운 규슈. 이곳은 원래부터 '온천'으로 명성을 떨치던 지역인 만큼 온천 베스트셀러가 모두 모여있다.

지옥 온천 순례로 유명한 벳부부터, 미인온천으로 소문난 우레시노,  검은 모래 찜질이 유명한 이부스키 등 선택의 폭이 넓어 골라갈 수 있다.

그러나 이곳에도 넘버원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온천마을이 있으니, 바로 구로카와 온천이 그 주인공. 물과 숲이 어우러져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이곳은 일본에서도 매해 사랑받는 온천치 TOP 5에 손꼽히는 곳이다.

이곳은 후쿠오카에서 차를 타고 3시간 30분 거리의 구마모토현 아소 주변에 위치하였으며, 관광지 특유의 소란스러움을 배제하고

아늑하면서 전통적인 마을 풍경을 조성해놓아 마치 일본 애니매이션에서 본 듯한 아기자기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해발 700미터 높이의 좁은 계곡을 따라 작고 아담한 료칸들이 옹기종기 자리잡아
조용한 힐링 여행지를 찾는 여행자들이 선호한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