貴寶物 味飮食

송편은 왜 반달 모양일까 - 맛도 모양도 크기도 다양한 '팔도 송편'

yellowday 2013. 9. 12. 10:03

송편은 추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절음식이다. 지역별로 많이 재배되는 특산물 재료에 따라 모시잎송편, 도토리송편, 칡송편 등 다양한 색과 맛과 모양을 지니고 있다.

 

 

                   

 

 

송편은 왜 반달 모양일까

다양한 모습의 송편들

추석 밤하늘에는 휘영청 밝고 둥근 달이 뜬다. 보름달을 보며 한 해 농사의 수확에 감사하는 건 한민족만의 풍습은 아니다. 음력 8월 15일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각각 중추절(仲秋節)과 십오야(十五夜)라는 명절로 즐긴다. 그리고 달 모양을 본뜬 ‘달떡’을 만든다. 한국에서는 송편, 중국에서는 월병(月餠), 일본에서는 쓰키미당고(月見團子)를 먹는다. 그런데 월병과 스키미당고는 보름달처럼 동그란 반면, 한국의 송편은 반달 모양이다.

최대한씨는 “송편이 어째서 반달 모양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고 했다. “우리 선조들은 ‘동그란 떡은 야하다’고 보셨답니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완벽을 좋아하지 않으셨답니다. 그래서 완벽한 원(圓) 대신 반원 모양으로 만들게 됐다는 설이죠.” 최씨는 “하지만 이보다 더 신빙성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삼국사기’ 백제본기 660년 9월 기록을 소개했다.

 

백제 마지막 왕 의자왕은 귀신이 땅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목격한다. 땅을 파보니 거북이 나왔다. 거북 등에 ‘백제는 둥근 달과 같고, 신라는 초승달과 같다’고 새겨져 있었다. 왕이 무당에게 의미를 물었다. 무당은 “둥근 달과 같다는 것은 가득 차 기울어진다는 것이며, 초승달과 같다는 것은 점차 가득 차게 된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의자왕은 크게 화내며 무당의 목을 베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무당 말대로 백제는 망하고 신라는 삼국을 통일했다. 그 뒤로 우리 조상들은 기울 보름달보다는 반달 모양으로 송편을 빚었다는 것이다.

 

앙증맞은 서울 송편, 화려한 전라도 꽃송편

최대로씨에 이어 둘째 최대한씨가 송편 이야기에 나섰다. “송편은 지역별로 모양과 소가 다 달라요. ‘서울 깍쟁이’라는 말도 있듯이, 서울 송편은 작고 귀여워요. 입에 쏙 들어가죠. 강원도는 감자와 도토리가 많이 나잖아요. 그래서 송편도 감자녹말과 도토리 가루를 각각 써서 감자송편과 도토리송편을 빚었죠. 강낭콩을 소로 주로 넣는데, 손자국 모양이 나도록 꾹꾹 눌러서 투박하면서도 먹음직스러워요. 전라도는 음식이 풍성하게 발달한 지역답게 송편도 화려해요. 치자·쑥·송기·포도즙·오미자즙 따위를 넣고 알록달록해요. 꽃 모양으로 빚어서 ‘꽃송편’ ‘매화송편’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모시 이파리를 넣은 모시잎송편은 전남 영광·고흥 등에서 먹어온 송편인데 지금은 전국적으로 인기가 많죠. 모시잎에 철분이 많아서 골다공증을 예방해준다고 소문났거든요. 충청도는 호박송편이 유명해요. 늙은호박을 썰어서 말렸다가 가루로 만들거나 찐 호박을 으깨 멥쌀가루와 섞어 반죽해서 호박 모양으로 송편을 빚어요. 평안도 해안지방에서는 모시조개가 많이 잡히라는 마음으로 모시조개 모양으로 빚은 조개송편이 있어요. 제주도는 특이하게 송편이 둥그렇고 납작한 비행접시 모양이고 소로는 완두콩을 넣지요. 전반적으로 한반도 북쪽은 크게, 남쪽 지방은 작고 예쁘게 빚었어요.”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