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界의 觀光地

“황산 보면 오악도 볼 필요 없다”… 기암․기송․운무 쌓인 중국 최고의 명산

yellowday 2013. 5. 25. 03:29

 

당대(唐代) 최고의 시인 이(태)백은 중국 최고의 명산 황산에 3번이나 올랐다. 최고의 시인이 최고의 명산에 올랐는데 그냥 있을 리 없다.

시심이 절로 솟는다. 이루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며 시를 한 수 읊었다.

 

‘황산 사천 길 높이에(黄山四千仞, 황산사천인) /

서른 두 개의 연꽃봉오리(三十二莲峰, 삼십이천봉) /

빨간 벼랑에 돌기둥들(丹崖夹石柱, 단애협석주) /

도톰한 연꽃과 금빛 연꽃들(菡萏金芙蓉, 함담금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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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고의 명산으로 꼽히는 황산은 10대 명승지 중의 한 곳이다. 정상 연화봉(1860m)과 천도봉, 광명정 등 3대 주봉을 포함

72개의 높고 낮은 봉우리들이 마치 동양화에서나 본 듯한 구름에 가린 신선 같은 봉우리들로 우뚝 우뚝 솟아있다. 사진 중국여유국

 

황산, 중국 최고의 명산으로 꼽히며 10대 명승지 중의 한 곳이다. 정상 연화봉(1860m)과 천도봉, 광명정이 3대 주봉이다. 72개의 높고 낮은 봉우리들이

마치 동양화에서나 본 듯한 구름에 가린 신선 같은 봉우리들로 우뚝 우뚝 솟아있다. 운해 위로 솟은 봉우리들의 절경이 실제 황산 모습이다. 그래서

인간선경(人間仙境)이라고도 불린다. 그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황산의 기송(奇松), 기암(奇岩), 운해(雲海)를 황산삼기(黃山三奇)라 하며, 거기에 온천을

더해 황산사절(黃山四絶)이라고 한다. 유네스코는 황산의 절경과 그와 관련된 문화를 1990년 세계복합유산(세계자연유산과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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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암괴석과 운무에 가린 봉우리는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동양화를 보는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다.

 

명나라 때 유명한 지리학자이며 여행가인 서하객(徐霞客)은 1616년에 이어 1618년 두 차례 황산에 오른 뒤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말을 남겼다. ‘

중국의 5악인 태산․화산․숭산․형산․항산을 보고나면 중국의 다른 산을 볼 필요가 없고, 황산을 보고나면 오악도 볼 필요가 없다.

(五岳歸來不看山․오악귀래불간산, 黃山歸來不看岳․황산귀래불간악)’

 

고래로부터 중국 최고의 명산으로 꼽혔던 오악(五嶽)을 볼 필요가 없다고 할 정도면 과연 얼마나 뛰어난 경관을 지닌 산일까?

그러면 왜 오악 중의 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을까? 황산은 왜 황산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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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암절벽 위의 소나무는 갖가지 사연을 갖고 있다.

 

중국의 남쪽 안후이성(安徽省) 남동부에 위치한 황산을 등산하려면 대부분 남쪽과 북쪽에 있는 케이블카와 버스를 이용한다. 그러나

서쪽 교촌~왕대숲~천상계곡~촛대봉까지 이어지는 자연등산로로 이용하고, 이후부터는 계곡 따라 나 있는 계단으로 천해~서해대협곡~광명정~

백아령까지 내려왔다. 백아령에서 운곡사까지는 케이블카로 하산한다. 자연등산로와 계단을 이용해서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8시간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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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산 등산로는 대부분 계단이거나 돌로 만든 난간으로 인간이 직접 조성했다.

 

화강암을 깎아 만든 등산로도 정말 절묘하다. 처음엔 단순히 길을 깎아 계단을 만들었지만 올라갈수록 90도 되는 절벽에 돌계단을 박아 넣어

등산로로 냈다. 계단 옆으로는 아찔한 천길 낭떠러지다. 도저히 인간이 만든 길이라 믿기지 않는다. 아래를 쳐다만 봐도 오금이 저려

등산로를 따라 엉금엉금 기다시피 올라갔다.


그러나 아찔한 등산로만큼이나 황산은 뛰어난 경관을 선사한다. 황산의 옛이름은 이산(移山)이다. 당나라 때 황산으로 바뀌었다.

중국의 헌원 황제가 이산에서 도를 닦으면서 이산의 기를 받아 신선이 됐다고 전한다. 그 때 황제가 입었던 용포의 색이 황색으로,

그것을 따서 황산이라고 고쳐 부르게 됐다고 한다. 신선이 사는 듯한 기암괴석과 운무, 그리고 운치를 더하는 소나무는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동양화를 보는 착각에 빠질 정도의 경관을 만든다. 우리가 흔히 봤던 신선 같은 그림의 배경이 황산에서 보는 것과 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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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벽을 깎아 길을 내고 화강암 바위를 뚫어 만든 등산로로 지나고 있다.

 

황산은 연간 200일 이상 운무가 낀다고 한다. 그래서 ‘운해의 땅’이라 부른다. 운무는 또 바다를 방불케 해서 황산의 방향을 말할 때는

서해, 북해, 남해라고 일컫는다. 서해대협곡도 그래서 나온 말이다.

서해대협곡은 해심정에서부터 북문 입구를 거쳐 서해군봉에 이르는 협곡을 말한다. 가까이 있는 봉우리는 어렴풋이 보이지만

조금 멀리 떨어진 봉우리는 운무 때문에 윤곽만 드러날 뿐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짙은 운무로 방향까지 종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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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벽 옆으로 난간 같은 계단으로 만든 등산로를 지나는 한 등산객이 아래를 쳐다보고 있다. 대부분 등산객은 안쪽으로 바싹 붙어 걷고 있다.

실제 아래는 천길만길 낭떠러지다.

 

정상 부근에는 유달리 소나무가 많다. 기암절벽의 봉우리에도 소나무만 자생하고 있다. 역시 소나무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다.

황산의 기묘한 소나무 50여 그루는 유네스코로부터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아, 국가에서 특별 관리하고 있다.


정상 가까이 와서인지 주변이 시끌벅적하다. 여기저기 많은 사람들이 활보하고 있다. 배운루호텔, 백운호텔, 북해호텔 등 정상에만 3개의 호텔이 있다.

등소평 사진도 실물의 두 배 이상 크게 걸려 있다. 호텔 부근에 야영하는 사람들까지 보인다. 장장 8시간 30분 걸려 도착했다.

출발지점에서 정상까지 약 12.5㎞정도 되는 거리다. 많은 계단 때문에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 편이다.

황산에는 각 방향마다 1만개씩 총 약 4만 개의 계단이 있다고 한다. 동쪽으로는 조금 적고 남쪽으로 더 많다. 말이 1만개의 계단이지,

실제로 오르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힘든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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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산삼기(黃山三奇)에 속하는 절경의 기암 봉우리가 황산의 큰 특징이기도 하다.

 

하산은 케이블카로 한다. 태평케이블과 운곡사케이블이 있다. 운곡사케이블은 길이가 2803m로 아시아에서 가장 길다고 한다. 

조금 더 내려가니, 황산의 명물 비래석(飛來石)이 있다. 말 그대로 하늘에서 떨어진 바위다. 높이가 12m, 길이가 7.5m, 넓이가 2m 정도 된다.

중량은 360톤 된다고 한다. 이 바위는 또 멀리서 보면 복숭아 같이 생겼다 해서 선도봉(仙桃峰)이라고도 한다. 손오공이 구름을 타고 가다가

천도봉숭아를 한 입 베어먹고 하늘에서 던진 것이라고 해서 선도봉이라고 했다고 전한다. 전부 신선 같은 내용 일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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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 선도봉에도 기암절벽에 소나무들이 절묘하게 자라고 있다.

 

백아령에 도착, 10여분 기다린 뒤 아시아에서 가장 긴 하산행 운곡사케이블카를 탔다. 거의 9시간 걸려 올라온 길을 불과 10여분 만에 내려왔다.

케이블카 안에서도 운무가 잔득 낀 주변 절경 봉우리들을 감상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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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에는 연간 300일 가량이 운무에 쌓여 있다고 한다. 설경과 어울린 운무가 절묘한 경치를 자아내고 있다.

 

황산은 태산의 위용과 화산의 험준함에 형산의 안개구름을 더하고, 여산의 나는 듯한 폭포와 안탕의 절묘한 바위, 거기에 아미산의 청량함까지

곁들였다는 말이 있다. 황산이 왜 중국 제일의 명산인지 수긍이 가는 느낌이었다. 다른 의문은 다 풀렸는데, ‘왜 애당초 오악에는 꼽히지 않았을까’는

누구도 답을 주지 못했다. ‘아마 제천변상(諸天變相)의 선계의 산이라 황제의 산이며 속계에 속하는 오악과 구분하기 위해서 제외하지 않았을까’라고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고 하산했다. 운무가 잔뜩 낀 황산을 걷는 기분은 마치 신선이 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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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산 운무.

  박정원 님의 블로그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