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美術산책

[75] 에펠탑과 비행기

yellowday 2013. 1. 5. 09:28

19세기 후반에서부터 20세기 초는 실제 생활에 도움을 주는 과학적 발견과 발명이 많이 이루어진 시기였다. 뢴트겐의 X선 발견, 마르코니의 무선통신기 개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연구 등 모두 20세기 문화의 기초가 되는 혁신적인 업적들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시대와 미래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공중여행을 가능하게 한 비행기의 발명이다. 1903년 라이트 형제는 엔진과 프로펠러를 설계하여 복엽 비행기를 완성시켰고 최초의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1909년에는 루이 블레리오가 단엽비행기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넜다. 그는 36.6㎞를 70m의 고도로 37분 동안 비행하면서 영웅이 되었다.

로베르 들로네의 '블레리오에게 경의를 표하며'.

1889년에 프랑스 혁명 백주년을 기념하는 만국박람회장에 세워진 에펠탑은 일반인들이 경이로운 공중 체험을 하게 하였다. 엔지니어 구스타브 에펠은 9000t의 철을 사용해 높이 300m에 달하는 에펠탑을 세웠다. 이 건물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었다. 이 탑에는 7개의 계단과 4개의 엘리베이터가 있어 탑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파리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에펠탑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가장 많았던 비난은 이 철근 구조가 아름다운 파리의 경관을 해친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는 파리의 어디를 가나 이 건물이 쫓아다닌다는 것이었다. 매우 비판적이었던 작가 모파상은 늘 에펠탑의 식당에서 식사하곤 했는데 그 이유는 이 장소가 파리에서 에펠탑이 안 보이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대꾸했다.

로베르 들로네의 '블레리오에게 경의를 표하며'는 마치 관람자들이 공중에 떠 있는 체험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비행기 프로펠러의 빠른 움직임과 프리즘과 같은 순수한 색채로 나타난 눈부신 태양광선은 크고 작은 동심원들을 통해 표현되었다. 화면 왼쪽 아래에는 창공에서 내려다본 에펠탑이 보인다. 들로네는 물질문명과 과학기술에 매혹되어 좀 더 나은 미래와 진보를 기대했던 일련의 미술가 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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