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핀을 발굴한 우데는 독일인으로 일찍이 무명이었던 피카소의 작품을 사들였고 피카소도 그의 초상을 큐비즘 양식으로 그린 바 있다. 그러나 우데의 열정은 무엇보다도 '나이브 아트'에 있었다. 그가 열정적으로 후원하고 단행본까지 쓴 앙리 루소(1844~1910) 역시 또 다른 '나이브 아트' 화가였다. 약 14년간 세관원으로 일하다 그만두고 중년의 나이에 아마추어 화가가 된 루소는 원래 앵그르처럼 아카데믹한 화가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잠자는 집시〉 같은 그림은 어느 아카데믹한 화가도 그릴 수 없었던 꿈과 같은 요술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원근법과 신체 묘사는 서투르지만 이상하게 모두 앞으로 향하는 사자의 갈기나 집시의 옷 등은 아주 정교하게 그려져 있다. 적막한 사막에서 사자가 잠이 든 집시에게 다가가는 장면은 숨을 죽인 듯한 긴장감을 주지만 이들을 비춰주는 둥근 달이 뜬 밤의 풍경은 말할 수 없이 매혹적이고 신비스럽다.
우리나라에서도 백화점이나 미술관, 또는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일반인을 위한 미술 실기 강좌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고 한다. 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재능 있는 숨은 이들을 발굴할 한국의 우데는 어디에 있을까.
- ▲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