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 국보순례

[44] 새 보물 서예작품 40점

yellowday 2011. 4. 3. 18:50

한석봉의 글씨를 비롯한 서예작품 20건, 40점이 보물로 새로 지정됐다. 안동 진성 이씨 종가의 퇴계 이황 필적, 강릉 오죽헌의 황기로(黃耆老) 초서, 안성 칠장사의 인목왕후 칠언시, 그리고 숙종·정조의 어필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기왕에 국보·보물로 지정된 서예작품은 11점에 지나지 않아 국가지정 동산문화재(1287점)의 0.8%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어 가게 되었다. 조선시대 4대 명필인 안평대군, 양사언, 한석봉, 김정희의 작품 한 점 이상이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는 '일괄 공모' 지정이 낳은 성과다.

그동안 문화재 지정에는 절차상의 모순이 있었다. 국보가 되려면 먼저 보물이 되어야 하고, 보물이 되려면 소장자가 지방자치단체에 신청해야 한다. 신청되지 않은 유물은 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아직 신청조차 하지 않은 보물급 문화재가 많다. 또 신청된 문화재는 일단 광역시도의 문화재위원회 심의부터 거치는데 여기서 억울하게(?) 지방문화재로 머문 경우도 없지 않다. 또 지금 같으면 보물도 되기 힘든 유물이 국보로 지정된 경우도 있다.

이에 연전부터 '일괄 공모' 방식이 도입되었다. 일정 분야의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심의하는 것이다. 이미 백자달항아리 5점, 조선시대 초상화 33점, 조선시대 고지도 35점이 보물로 지정됐고, 그중 두어 점이 국보로 승격됐다. 이번에 실시된 서예작품 일괄공모는 '조선 전기(15~16세기) 대표적인 명필 11명의 작품 및 왕과 왕비의 글씨'였다. 100건, 184점이 출품됐고, 신청되지 않았지만 이미 중요한 유물로 알려진 18건, 55점이 직권 조사로 함께 심의됐다.

이와 같은 '일괄 공모'를 통한 지정 방식은 공개되지 않던 문화재가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고, 또 합리적인 상대 평가를 내릴 수 있게 했다. 새로 지정된 보물들이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게 공개되고, 보고서를 겸한 도록과 자료집도 나오며 이에 따른 학술대회와 강연회도 열린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보·보물은 소장처의 자랑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문화유산이 되고 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음번 '일괄 공모'는 과연 어떤 장르일까 자못 기대된다.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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