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石의詩 모음

돌아 온 사람 / 백석

yellowday 2012. 11. 14. 00:22

 

돌아 온 사람 / 백석

 

쉰 세 번째 배로 왔노라 하였다.
그대의 서투른 모국의 말,
그로하여 따사롭게 그대를 껴안누나,

조국의 품이.
그대의 해쓱한 얼굴,
섬나라 풍토 사나왔음이리니
그로하여 더욱 자애로 차 바라보누나,
조국의 눈이.

이제는 차창에 기대여 잠들었구나,
그 기억 속 설레여 잘 줄 모르던
출항의 동라 소리도, 동해의 푸른 물결도
조국 산천을 가리우던 눈시울의 이슬도.
그러나 잠 못 들리라,

조국에 대한 사무치던 사모는,
심장에 끓어 넘치던 민족의 피는,
이 한 밤이 다 가도

천만 밤이 가고 또 가도.
아니, 잠 속에서도 사무치리라, 끓으리라

눈 감아, 이미 숨소리 높은 사람아,
조국의 꿈은 구원이구나, 자유구나,
행복이구나, 삶이구나,

이 품을 위해서는 좋으리라
열 동해를 모진 바람 속에 건너도.

돌아 온 사람아,
의탁하라 그대의 감격도 피곤도
새벽 가까운 시각에 수도 향해 달리는 열차에.

그대의 하루 밤의 운명 앞에는
이제 곧 찬란한 새 날의 해돋이가 마주하리니.

돌아 온 젊은 사람아
의탁하라 그대의 운명을,

위대한 역사의 시각을 달리는
조국의 크나큰 운명의 열차에.

이 차는 머지 않아 닿으리라,
금빛 햇볕 철철 넘치는 속에

이 나라 온 겨레가
이 누리의 모든 친근한 사람들이
공산주의 승리에 환호 울리는 곳에.

게서는 하늘과 땅에 삶의 기쁨 넘치고
인생의 향기 거리와 마을에 가득히 풍기리니,

이 아침을 향하여 길 바쁜 조국이
그 품에 그대의 안식을 안아 기쁘리라.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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