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 백석
아카시아들이 언제 흰 두레 방석을 깔었나
어데서 물쿤 개비린내가 온다
꽃 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움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 오는 이별 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 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해질 무렵 어느 날 - 이해인
산(山) 비/ 백석
산(山) 뽕잎에 빗방울이 친다멧비둘기가 난다
나무등걸에서 자벌기가 고개를 들었다
멧비둘기 켠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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