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가들의 즐겨찾기 해운대 달맞이길
이 달맞이길의 지도가 최근 변하고 있다. 주로 카페가 즐비하던 이곳에 트렌디한 인테리어와 유명 셰프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레스토랑이 속속 문을 열면서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해운대 바다가 훤히 보이는 메르씨엘에서 고객들이 윤화영셰프(왼쪽)가 만든 요리를 즐기고 있다.
'카페거리'로 유명한 달맞이길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해 레스토랑 테이블4가 문을 열면서부터다.
이후 올해 6월에
더트리(051-743-3537)를 시작으로 8월에 메르씨엘, 테이블온더문, 꼴라메르카토 등 3개의 레스토랑이 앞다퉈 개점하면서커피향 가득하던 달맞이길은 맛있는 냄새로 물들고 있다. 새로 문 연 레스토랑들은 수준급 요리들을 선보이는 곳이어서
부산 맛집 블로거들 사이에선 '달맞이길 레스토랑 투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 메르씨엘의‘해운대 샐러드’.
윤화영(37) 셰프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윤 셰프는 달맞이길에 레스토랑을 연 것에 대해 "프랑스의 몇몇 고급 레스토랑들은 도심이 아닌
자연 속에 자리해 있다"면서 "바다와 숲이 있는 달맞이고개에 레스토랑을 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 셰프의 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정통 프렌치 코스요리(8만·13만원, 부가세 별도, 예약 필수)를 비롯해 해운대샐러드(2만원, 부가세 별도)와 오리다리 꽁피(3만원, 부가세 별도)가 인기 메뉴다. 특히 윤 셰프가 직접 개발한 소스와 엄선한 재료로 만든 코스요리는 2~3시간에 걸쳐 정성스럽게 제공돼 한번 맛본 후 다시 찾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윤 셰프는 "지난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국내 유명 감독들은 물론 중국 여배우 장쯔이와 정우성 등 유명 배우들도 다녀갔다"고 귀띔했다.
- 테이블온더문의 멕시코 스타일 전채요리‘시푸드세비체온토스타다’.
북남미 요리까지 더해져 메뉴가 다양한 게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달맞이길과 어울리도록 셰프가 직접 골랐다는 달 모양 등의 재미있는 식기도 만날 수 있다. 레이먼킴 셰프는 "독특한 스타터(전채요리)들과 세 가지 소스를 곁들인 채끝등심스테이크(3만4000원) 등 스테이크류가 인기가 좋다"고 소개했다.
꼴라메르카토(051-744-5583)는 복합문화공간 S+에 있는 모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한 건물에 키즈 편집숍과 베이크하우스,
아트갤러리가 모여 있어 식사와 함께 쇼핑과 전시 관람을 즐길 수 있다.
달맞이길 새내기 레스토랑들이 트렌디함으로 눈길을 끈다면 변화가 잦은 달맞이길에서 10년 이상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레스토랑은 인증 맛집이라 믿을 만하다. 통나무로 지은 약 1650㎡(500여 평)의 웅장한 외관을 자랑하는
알렉산더(051-746-5971)는 그 규모 덕에 오래도록달맞이길에서 만남의 장소 역할을 톡톡히 해온 곳이다. 주로 유러피안 음식을 선보이는 이곳에서는 코스요리부터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까지 맛볼 수 있다.
올해 19년째 영업하고 있는 달맞이길 레스토랑의 터줏대감 격인 오페라하우스(051-746-6670)는 지중해풍 외관에 바다가 훤히 보이는 전망을 자랑한다.
특별한 날 이벤트를 열어주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프러포즈를 목적으로 하거나 기념일에 맞춰 찾는 사람들이 많다.
서경완(29) 지배인은 "오래된 레스토랑이라고 올드해지지 않도록 심플한 인테리어와 트렌디한 메뉴 개발로 고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심으로 만든 샤토브리앙(4만6000원, 부가세 별도) 스테이크는 단골들에게 꾸준히 인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