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山 * Korea

10월 경남 진주는 유등의 환상에 빠져… 역사공부는 '덤'

yellowday 2012. 10. 12. 09:30

입력 : 2012.10.10 19:58

문화예술의 혼이 서려있는 경상남도 진주는 매년 10월이면 보석처럼 아름답게 빛난다.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남강유등축제'가 도심을 밝히고, 한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등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축제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축제 기간 이곳을 찾는다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축제는 물론 진주 역사여행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진주성 일대 남강변에서 오는 14일까지 개최된다.

지난 주말 진주성 일대에서 진행되는 축제 현장을 찾았다.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다. 표를 구매하려고 보니 ‘축제기간 무료관람’이라는 안내문이 적혀져 있었다. 공짜라는 생각에 기분 좋게 진주성 안으로 향했다.

석성(둘레 1,760m)으로 축조된 이곳은 진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다. 수백 년 전 임진왜란 당시 치열했던 전투의 현장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투신해 충절을 다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도 과거 치열했던 역사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북문을 지나니 눈앞으로 초록빛의 잔디와 가슴 높이의 성벽이 눈에 들어왔다. 그 뒤로는 진주의 젖줄인 남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진주성과 남강 주변에는 다양한 모양의 '대형유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당시 치열했던 전투의 현장이면서 의기 논개가 왜장과 함께 투신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보통 우리나라 대부분의 성벽은 강을 끼고 자리한 경우가 드물다. 이는 홍수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강가에 중요한 건물을 짓지 않은 것이다. 허나 이곳은 남강 위에 바로 자리하고 있다. 그에 대한 해답은 ‘촉석루’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진주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촉석루'는 미국 CNN GO에서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선'에 꼽히기도 한 곳이다.

촉석루 앞으로는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투신한 바위 '의암'이 자리하고, 뒤편으로는 논개의 넋을 기리기 위한 '의기사(정의로운 기생 사단)'가 자리하고 있다. 사단에 들러 논개의 넋을 기린 뒤 의암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임진왜란 당시의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의암으로 가기 위해서는 너럭바위 위를 걸어야 한다. 미끄러져 빠질 위험이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너럭바위를 지나면 강물 위에 작은 섬처럼 봉긋 솟은 바위가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의암’이다. 일반인들도 이곳에 올라설 수 있지만 물살이 강하니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의암에서 바라본 촉석루는 성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10m 정도의 바위 절벽이 길게 늘어져 있고, 그 사이로 아름다운 선을 자랑하는 촉석루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강가에 성벽을 쌓을 수 있던 이유도 바로 바위 절벽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촉석루' 앞으로는 논개가 왜장을 안고 투신한 '의암'이 있으며, 뒤편으로는 그의 넋을 기리는 '의기사'가 있다.

진주성과 촉석루를 둘러본 뒤 진주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국립진주박물관'으로 향했다. 촉석루에서 나와 남강과 성벽을 왼편에 두고 걷다보면 박물관에 도착한다. 이곳은 임진왜란 전문 역사박물관으로도 유명하다.

박물관 내부에는 임진왜란과 관련된 유물과 기록들을 수집해 놓았으며, 각각의 주제와 시대별로 전시를 하고 있다. 암실에는 토기와 서화, 도자기, 공예품 등을 전시하고 있어 아이들이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기에 적합한 공간이다.

진주성을 둘러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축제를 즐길 시간이다. 진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남강 위로 수천 개의 유등(流燈)이 불을 밝혔다.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온 것과도 같은 착각이 든다. 강물 위에 두둥실 떠 있는 유등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서두르게 만든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이라 불리며, 이곳에서는 진주의 역사와 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유등축제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의 역사성을 브랜드화 한 것이다. 진주성 전투가 벌어졌을 당시 성 밖의 의병 등 지원군과 연락하거나 군사적인 목적에서 풍등을 올리고 남강에 등불을 띄웟다는 데서 유래됐다.

올해 개최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지난해에 비해 한결 풍성해졌다. 12일간 열리던 축제 기간이 14일로 연장됐고, 800여개의 유등이 1,200여개로 늘어났다. 공연 또한 촉석루 성벽 아래 수상특설무대서 평일 1회 주말 2회 열린다.

진주성 건너편의 행사장에는 시민들의 소망을 담은 등불이 거대한 터널을 만들고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캐릭터 유등을 볼 수 있다. 터널을 지나 강변으로 나가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유등이 남강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하게 불을 밝힌 진주성의 모습도 장관을 이룬다.

'진주남강유등축제'의 1,200여개 유등이 진주 도심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축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진주성 양 옆의 '천수교'나 '진주교'에 올라 남강을 바라보거나 남강을 가로지르는 '부표다리'를 건너는 것을 추천한다. 남강을 화려하게 밝히는 유등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유등축제만으로 아쉽다면 남강 둔치에서 열리는 ‘2012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행사장에 들러보자. 이곳은 전 세계에 한류바람을 일으키는 한국 드라마의 한해를 총 결산하는 행사로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이했다. 이곳에는 드라마세트장과 7080거리, 레드카펫 체험, 드라마 사진전 등으로 구성된 드라마 테마파크 등이 설치돼 있다.

특히 7080거리는 지금의 중년층이 기억하는 이발소나 사진관, 목욕탕의 거리 풍경과 옛날과자 등이 마련해 놓아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또 남녀노소 누구나 한국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는 14일까지 남강 둔치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이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