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5.29 22:40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가 그린 거트루드 스타인의 초상화다. 소설가이자 미술 컬렉터였던 스타인(1874~ 1946)은 미국인이었지만 1903년 파리로 이주해 생(生)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내며 피카소·세잔·마티스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그림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전위적 화가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자유로운 영혼과 진보적인 예술관을 가졌던 그녀의 파리 아파트에는 늘 화가들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여든 작가와 비평가들이 북적이며 예술에 대해 열띤 토론과 논쟁을 벌였다. 그들 사이의 대화에서 20세기를 여는 아방가르드 예술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06년, 피카소는 오랫동안 이 초상화를 그리고 있었다. 스타인은 갈색과 회색 물감만 뒤섞여 있는 작은 팔레트를 손에 쥔 화가 앞에서 아흔 번가량이나 포즈를 취하고 앉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피카소는 "아무리 봐도 더 이상 당신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림에서 얼굴을 통째로 지우고 자신의 고향인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다.
1906년, 피카소는 오랫동안 이 초상화를 그리고 있었다. 스타인은 갈색과 회색 물감만 뒤섞여 있는 작은 팔레트를 손에 쥔 화가 앞에서 아흔 번가량이나 포즈를 취하고 앉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피카소는 "아무리 봐도 더 이상 당신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림에서 얼굴을 통째로 지우고 자신의 고향인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다.
- 피카소 '거트루드 스타인' - 1906~1907년, 캔버스에 유채, 100×81.3㎝,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누군가가 피카소에게 스타인이 이 초상화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말하자, 그는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사진 속 스타인의 모습은 피카소의 초상화와 놀랄 만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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